계산 그만 하고 싶습니다. 계산 하지 않겠습니다.
p. 58
그것 역시 미래 방정식에 현재의 시간을 대입시키는 어리석은 짓이며, 패자들이 즐겨 사용하였던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단, 조건이 있다. 뭘 배우든지 간에 뭘 하든지 간에, 미친 듯이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제대로 하여라. 그렇게 할 때에야 비로소 그 빗장 너머에서 비치는 강렬한 태양 빛 아래에서 당신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 피를 토하는 마음, 진짜 죽고싶었다. 이제는 그 감정이 많이 무뎌졌지만 왜 죽고 싶었냐고 묻는다면 내 인스타, 블로그, 브런치, 카톡 프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실은 그것도 다 쏟아 낸게 아니다. 내 나름 필터링 해서 적은 것도 많다. 더 적나라게 적었어야 하는 것도 많이 있지만 적지 않은 것도 많다.
나는 이 책을 뜨문 읽다가 이렇게까지 한다고? 느낀 부분도 많지만 부자가 아니라 내가 공감했던 건 진짜 지독하게 피보다 진하게 살으려고 하셨구나. 그게 느껴졌다. 진짜 죽고싶었던 사람은 이 책을 읽으면 부자가 되는 걸 떠나서 어떤 심정이었을지가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것이다.
주변은 하나도 인식되지 않는다. 오로지 나만, 내 몸뚱아리만 붕떠있는 기분 어차피 주변은 아무 상관도 없는 기분. 그래서 겁이 없나. 그냥 두 번째 사는 기분이다. 그래서 아쉽게 살기 싫어서 깨작거려본다. 살만해지니, 이제 루틴이 생겨서 느슨해진건지 마음은 편해졌는데 그 다음 목적지가 없다.)
이미 그렇게 몇 년 째 살아왔음에도 변화가 없다면 당신은 그저 삶의 번호를 잘못 찍는 바람에 길을 잘못 들었을 뿐이다. 그 잘못된 길에서 절망하지 말고 빨리 깜빡이를 켜고 길을 바꾸어라. 내 말을 믿어라. 거기서 새 삶이 무섭도록 빠르게 달려온다. 정말로 그렇게 되느냐고? 수많은 사례가 있지만 하나만 이야기 하자.
(* 잘 못 선택한 길은 다시 돌아가면 된다. 첫 눈이 오는 날 원래는 평창 양떼목장을 가려했는데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수원스타필드로 바꿔 갔다. 아니다 싶으면 바로 바꿔야한다. 근데 또 며칠 사이에 그 많은 눈이 다 녹아버렸다.
여름이 더워서 언제 가나 싶었는데 겨울이 금방오고 눈도 언제 그치나 했는데 그치고 다 녹아버렸다. 시간이 가지 말래도 가버렸다. 언제는 시간이 그렇게 안가더니 지금은 잘 만 간다. 근데 잠이 안와서 그냥 또 책을 읽고 글을 쓴다.)
(* 내 말을 믿어라. 웬만하면 저 말을 쉽게 못하는 데 "내 말믿어." 얼마나 자기 확신이 있는 사람이길래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걸까. "내 말 믿지"로 사기치는 사람 "내 말 믿지"로 사람을 변화시키려는 사람.)
신문에 칼럼을 기고 할 당시, 절망감 가득 찬 독자로부터 메일을 계속 해서 받았다. 이른바 괜찮다는 대학의 인문학과를 나왔지만 이혼하여 혼자가 된 상태에서 뚜렷한 기술이나 직업도 없는 삼십 대 초 독자였다.
(* 삼십대 초 독자, 나보다 스펙이 훨씬 좋다. 괜찮은 대학, 심지어 결혼도 경력직. 뚜렷한 기술이나 직장은 없어도 지금의 나와 비교해보면 훨씬 나으십니다.?)
그저 막연한 생각으로 약대나 한의대에 다시 가려고 하였지만 실패하였고, 중고생을 부업 삼아 가르치며 모은 얼마 안 되는 돈마저 주식투자로 다 날렸지만 몰락한 집안을 이끌어 가야 하는 처지였다.
(* 진짜 주식은 왜 하는 걸까? 학벌도 좋은 사람이 왜 주식은 못하는 걸까? 학력과 학벌이 좋다고 주식에 다 성공하는 건 아니구나.)
답변 메일에서 나는 생각의 전환을 강조하면서, 부업 삼아 하던 과외 일에 미칠 것을 권유하며 프로가 되는 법을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알려 주었고 그 독자는 내 지시대로 하겠다고 하였다.
(* 생각의 전환이 진짜 중요하다. 나는 생각을 이리저리 바꾸는 걸 좋아라하고 즐긴다.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되지? 저건 저렇게만 해야하나? 뭐 이런 식이긴 한데 일단 과외에 미치라는 건 손해가 보장되지 않는 지속적인 자금이 들어오는 구조기 때문에 삼십대 이혼남이 현재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줄 수단은 과외수입이니까 지속적으로 해서 그 다음 단계를 밟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라고 다그치신것 같다.)
나는 내게 메일을 보내는 모든 독자에게 똑같은 친절을 베푸는 사람이 결코 아니다. 절대로 나에게서 개인적 친절함은 기대하지 말라.
(* 세이노 선생님 메일은 한 번도 보내본 적이 없다. 그냥 내 블로그나, 세이노 블로그에만 댓글을 달았다. 괜히 치근덕 되다가 닭대가리야 라고 욕먹을까봐 무서워서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즉각 내 말대로 하지 않고 계속 머뭇거리면서 내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그의 질문들은 정확히 표현하면 궁금한 점들이 아니라 안달이었고, 내가 이렇게 한다고 해서 과연 세이노말처럼 될까 하는 끊임없는 의심이었다.
(* 안달나지마라. 불안감, 그 옴짝달싹못하는 건 패를 다 까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걸. 그 섣부르고 조급함이 안 좋은 선택으로가는 지름길이라는 걸 나는 은행 대출을 받고 이삿짐을 혼자 경차 모닝에 수도 없이 싣고 나르면서 깨우쳤다. 지금은 다시 하라고 하면 곧 죽어도 못한다.)
왜 사람들은 내가 이미 실제로 경험한 것을 말해 주는데도 믿지를 못할까? 정말 이러한 의심은 미래를 미리 계산하여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가난한 자들의 공통적 특성이다. 승자는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서 계산을 하지만 패자는 달리기도 전에 계산 부터 먼저 하느라 바쁘다. (유대경전에 나오는 말인데 정말 진리이다)
(* 왜 믿지 못하냐구요? 세이노 선생님, 어느 누가 피보다 진하게 사는 경험을 하겠습니까. 그 죽음의 문턱 자살시도도 아무나 하는 거 아닙니다. 다만, 죽고 싶은 심정을 가진 사람들한테 얘기해주는데도 못알아 먹으면 그게 답답한 거겠지요...? 그래도 선생님처럼 사는 그 인생이 아무나 따라할 수 있는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책을 읽다가 웃기는 사람이네 하고 책 덮었던 적도 많습니다. )
미래를 미리 계산부터 해 보려는 그의 태도에 나는 짜증을 엄청 냈으며 결국 그는 내가 제시한 방법론을 받아들였다. 1년이 지나자 그의 예금액은 수천만 원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1년이 채 못 돼서 그 금액은 2억 원이 되었고 거기서 다시 6개월여가 지나자 그가 내게 보고한 예금액은 3억원에 달하였다.
(* 얼마나 든든할까요 3억, 그리고 그 자산이 불어나는 걸 보고 받을때 얼마나 같이 기뻐해주셨을까요? 으이구 츤데레 할아버지.)
물론 내가 아주 약간 재테크 조언을 해 주기도 했지만 그는 더 이상 내 조언들을 의심하지 않았다.(그 조언 중 하나가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에 나온다. 좀 더 자세히 알고싶다고? 그 독자 프라이버시와 세무서 때문에 안 된다. 내가 꾸며 낸 이야기 아니냐고? 야, 이 닭대가리야.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한두 명인 줄 아느냐. 쯧쯧.
(* ㅋㅋ 선생님도 독자들의 반응이 귀에서 들리십니까? 이미 선생님 마음 전제에는 내 말 안 믿지? 어? 이렇게 떠다 먹여주는데도 너네 멍청이 처럼 내 말대로 안하잖아! 이 바보들아 투정부리는 것 같아서 쏘 큐트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