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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내 세상 29화

내 인생 세 번째 해외여행은 베트남

국내도 못 가본 곳이 많다.

by 쏘리
13.png 여행 가기 위한 짐싸기 스텝 원.



베트남 가서 양말 많이 신으려나? 일단 울산광역시 길거리 마켓에서 사준 우비도 챙겨가본다. 35,000원짜리 수제 우비(*아를&디종 헨드메이드 레인코트 전문, 윤서영, arleandijon@gamail.com, 앞치마와 우비를 두 개 계좌이체로 사서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게 잘 샀다.) 그리고 51만원인가 52만원짜리 자크뮈스 선글라스를 챙겨준다. 그리고 캡모자(코드 그라피 제품) 가져간다. 피부관리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기미가 많이 올라왔다. 어쩔 수 없는 노화다. 선크림을 덕지덕지 바르던가 마스크, 선글라스, 모자로 무장해줘야 하는데 그러면 또 수상한 사람처럼 보이려나? 근데 알빠임? 마인드 장착해준다. 고프로10은 사놓고 한 번을 안 쓴다. 케즘 단계인 건가? 손이 잘 안 간다. 아무래도 사용법에 대해 공부를 안해서 못쓰고 있다. 돈은 돈대로 지출해놓고 저렇게 해둘거면 뭔 소용인가 싶어서 가기 전에 간략하게 공부하고 왕창 찍어올 예정이다.




화면 캡처 2024-12-06 180352.png 내 양말 파우치 어떤데요?



노란 이케아 지퍼팩에 내가 좋아하는 양말을 담아줬고, 뉴발란스 양말도 가져간다. 근데 내 생각엔 추울때도 귀찮으면 맨발로 음식물쓰레기 버리던 나라서 양말이 굳이 저리 많이 필요할 까 싶지만 3박이니까 일단 챙겨준다.





14.png 동지갑을 만들어볼까요? 준비물 달러, 인덱스, 연필 끝.



미국 달러 실물을 처음 봤다. 내 첫 해외여행은 일본 오사카였고, 대학생 동기랑 단 둘이 간게 24살때인가? 23살인가? 그 때 첫 해외였고, 두 번째 해외여행은 구 남친이 예비군은 직장 잡고 가고 싶다고 해서 3주년 기념, 서로 생일이 하루 차이라 겹생일 기념, 예비군 딜레이 시키고 싶어서 일본 오카사 가자는 발상에 갔다. 그게 내 인생 마지막 해외여행이었다. 그게 내가 취업하기 전, 수련하기 전이니까 2017년도 여행이었다. 7년만에 첫 해외를 가는데 베트남에 간다. 나이 서른 둘에 일본 오사카 두 번, 베트남 달랏과 나트랑에 간다.



우물 안 개구리로 살고 싶지 않았는데 먹고 살다보니 그렇게 되어버렸다. 그러니 우리나라 결혼 신혼여행들을 그렇게 악을 쓰고 유럽이나 비싼 나라들을 가려고 할까? 직장 다니면서 해외여행가는 건 어렵다고 하나? 은행 대출없이 자가 등기도 못쳤는데 해외여행을 간다고 나무랄까? 뭐 다 자기 인생들이니 책임만 지면 되지 뭘. 인생은 두 번이 아니라 한 번 뿐이라 자기 인생이고 남 탓 세상 탓만 안하면 그만이다. 자본주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하늘 아래 사기꾼들은 형량을 살고 나와도 벌금형을 내도 남는 장사인데 그치요?



아무튼, 성실하게 일하던 사람도 사기를 꺾어버리게 하는 무전유죄 유전무죄 대한민국은 깜찍하다. 그 사이에 본인은 어떤 사람으로 늙어갈지, 죽어갈지 늘 선택하고 고민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영웅만 역사가 있다고 생각하나? 뭐 잘난사람들만 역사 책에 나오는가? 것도 아니다. 본인 개인의 역사는 정신과 의사 앞에서만 나열하는 줄 아나? 것도 아니다. 본인 일기장이고 인스타그램 블로그 브런치고 어디고 작성 할 수 있다. 남을 보여주기 위해 자랑하기 위해 돈을 벌기위해 하는 글도 있겠지만 나중에 살아가다 방향을 잃거나 초심을 잃었을때 다시 뒤돌아보기 위해서도 작성해두는 게 좋다.



그래야 자기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어떻게 살았구나. 어떻게 살고 싶어했는지가 담겨져 있다. 그게 훗날 자녀들에게 돈이 아니라 너의 부모는 이런 사람이었단다. 라고 말해줄 수 있는 애비던스가 될 수 도 있다. 입벌구가 아니라 쓰고, 지키려고 애쓰고, 노력하고, 노력에서 그친 게 아니라 그렇게 하려고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되었다고. 유서도 별게 아니다. 그래서 쓴다.


16.png 약간의 시간과 노동이 들어가지만 돈은 안 썼다.




한 창 위기 출동 다녀오면 1-2년차라 월세도 내야하고, 스트레스는 받았고, 복귀하고 돌아오는 길에 다이소 들리는 게 내 스트레스 해소법이었다. 1만 원만 들고 가면 만수르 부럽지 않았다. 가성비 좋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 나라고 명품 안 좋아할까? 나라고 비싼 레스토랑가서 와인 한 잔 꼴깍거리고 분위기 타는거 안 좋아하는 줄 아는가? 오바쌈바 할 수 있는데 정작 카드 값 내는 날이 오면 정작 원룸으로 돌아가는 내 발걸음에 그거 누구탓을 하랴.


그러니 내가 사재낀 물건들을 보고, 사려고 쓴거지 애물단지처럼 모시려고 구입한게 아니니까 소진해준다. 무언가 사려고 하기 전에 집에서 굴러다니는 걸로 매꿀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고민한다. 하도 다이소만 들어가면 눈이 돌아가서 이젠 필요한 물건이 없는 이상 안 들어가고, 스트레스 받았다고 해서 돈을 써야지 하지 않는다. 신용카드들을 가위로 잘랐다. 그리고 하나로 통합시켜버렸다. 한도가 50만원이다. 백수라서 이렇게 바꿔버렸다.


공부하기 싫을 때 마다 핫트랙스나 문방구가서 사재낀 학용품이나 기념품으로 받은 볼펜이나 연필이 3대까지 써도 남아돌 지경이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나라 못사는 나라가 절대 아니다 멍청이가 가득하거나, 도둑년놈들이 많은 나라일 뿐이지. 그러니 정신을 오늘도 차리고, 휘둘리지 말고, 남이 좋다고 다 좋은거 아니고, 본인 만에 인생을 가꿔야한다. 엣헴. 훈수질 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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