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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내 세상

낙산사는 혼자가야

제맛

by 쏘리

낙산사를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그 기분? 감정? 전율? ​잊지 못합니다.

낙산사는 첫 퇴사 전, ​주말이 되면 열심히 5일간 일 한 저에겐 진짜 꿀같이 기다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때 연말 행사다 뭐다 엄청 바빴지만. ​그 바쁨은 어쩔 수 없음을 받아들였고, ​제 나름에 스트레스 푸는 건 ​운전이랑 새로운 장소에 가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여행을 많이 안 다녀봐서?

아님? 못 가본 곳이 많아서?

새로운 곳에 가면 세상은 아직 넓구나.

그리고 그 새로움이 주는

자연이 주는

그 기쁨에 빠져서

하루 600킬로 왕복을 해도

그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집 오면 부들부들 다리가 떨리긴 하는데

그래서 중간중간 휴게소 가서 무조건 쉬어주고

휴게소마다 어떤지도 알 수 있었고,

제 나름대로 혼자

잘 돌아다녔습니다.

증상이 아니고요!

다들 깜짝 놀라시는데

여러분 잘 생각해 보세요.

저도 처음부터 600킬로 운전을 당일치기로 한 게 아니에요.

저 수원역 택시 승강장에 꼈습니다. ​근데 응급 출동하러 운전하러 다니고, ​천안-화성 장거리 운전 ​하다 보면, ​운전이 늘 수밖에요. ​​제가 운전면허 시험 볼 때, ​2종을 먼저 땄는데 ​그 아저씨 선생님이 왜 2종 따냐고 1종따지. ​웬만한 남자들보다 운전을 잘한다고 하셨습니다. 감각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은 버벅되지만 하나를 알려주면 ​2개를 캐치해서 해내니까요. 그래서 2종은 한 번에 땄습니다.

아닌가? ​아무튼 땄어요. ​1종은 두 번에 땄지만 안산에서 땄습니다. ​수동은 어렵더라고요 ​이미 자동에 익숙해져 버려서 ​백지상태가 아니니까요.

아무튼 저도 그래서 이게 조증인가 싶었지만 ​남자친구, 남편, 자녀가 없음. 시간적 자유로움이 많음 운전 실력 많음 즉흥적인 성격보유, 돈이 매월 들어오는 직장인 명절상여, 주말근무 비용 쏠쏠 주말 되면 집에 있을 수도 있지만, 집엔 뭐다? 집안일이! 집안일도 일이어서 주 5일 일했는데 또 집에서도 일해? 어차피 나는 1인가구라 누가 뭐라는 사람도 없어 노터치! 주말에 안 놀면 또 주 5일 스트레스에 절여져 그러니 제 딴엔 운전하며 좋아하는 노래 들으며 창 밖 풍경 보는 게 그리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하는 여행에 메뉴선정, 경비 조율, 숙박 조율, 나는 당일치기도 좋고 여인숙도 좋은데 그 케미가 안 맞으면 서로 배려하고 이런 작업들이 필요합니다.


근데 저는 이미 주 5일간 그걸 회원분들과 또는 직원들과 계속 시달리다 주말 48시간 온전히 저만에 시간이 주어집니다. 그땐 그 누구와도 상의하고 싶지 않아요. 회의 그만하고 싶어요. 조율 다 집어 쳐

그러니 달리는 댓글들 동해 번쩍 서해 번쩍 나 좀 같이 가주라, 나 좀 챙겨주라 아니 주 5일 타인을 위해 살았으면 주말엔 나 좀 챙기겠다는데 또 사람들이 달라붙습니다. 저도 사람이 좋습니다. 어느 순간 사람이 싫어집니다. 제 탓도, 남 탓도 아니지요. 처음엔 또 받아줍니다. 데리고도 갑니다. 근데 이젠 나도 챙김 받고 싶고 나도 그냥 내 멋대로 하고 싶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오픈 채팅 등산방도 제가 다 식당예약하고 먹을 건지 말건지 모일건지 말건지 산은 어디로 갈 건지 나도 직장인인데 다들 협조를 안 하니까 화납니다.

그래서 30살 된 기념으로 방을 탈출합니다. 누군가 다 해주면 편하지요? 저도 편하게 살고 싶어서 그만뒀습니다. 그러니 너무 당연시되는 일방적으로 내가 너무 편해진 것 같다? 그럼 누군가는 희생해서 애쓴다고 생각해 주면 됩니다. 부부든 부모-자녀, 남자 친구/여자 친구이든 아시겠습니까? 왜 그동안 표현을 안 했냐? 했을걸요? 님들이 눈치가 없었지. 세게 말을 해야 알아듣는걸. 착한 사람은 알아서 눈치 채주던데 아닌 사람은 끝까지 몰라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 함께도 재밌지만 혼자도 재밌고요.


30대에는 굳이 누가 있지 않아도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많아요. 40대 가면 할 게 없고 외롭다고들 하는데, 아예 외로움이 0이 않지만 전 괴로움>>>>> 외로움... 전 괴로움보다 외로움을 더 즐겨요. 외로움은 혼자 해결할 수 있는데, 괴로움은 둘이 노력해야 해요. 그 과정을 전 치열하게 해 봤어서 아니까 이제 돌아가는 게 쉽지 않네요.

아무튼,

함께 지내는 것도 맞고,

혼자 잘 지내는 것도 맞습니다.

어쩌고저쩌고 할 필요가 없어요.

각자 인생 재밌게 살면

그보다도 더 안정적인 게 없습니다.

남자친구/여자친구, 남편/와이프 다 개개인입니다.

개인이 둘이 만나 하나가 되어가는 그 과정에서

100 내 마음, 내가 원하는 대로

조종하려 하지 마시고,

빨강과 파랑이 만나 보라색이 되는 거지

빨강과 파랑이 만나서 빨강으로

빨강과 파랑이 만나서 파랑으로

되는 건 없다는 겁니다.

이 간단한걸.

살인, 폭행까지 가야겠습니까?

답답스럽네 진짜

괴롭힘까지 가야 해요?

내 부하라고, 후배라고,

내 상사라고, 스승이라고,

뜻이 다를 수 있는걸

다르면 갈 길을 틀어서 배웅해 주고

잘 가라 해주면 되는 것을

맘대로 안 해준다고

결재 안 해주고

험담을 하고

그런다고

뭐 본인 입맛이 좀 나아지십니까?

살림이 나아지십니까?

범죄자, 가해자 밖에 더 됩니까?

평생 그렇게 사시려고요?

유치뽕짝입니다.

정치 또한 그렇습니다.

통일이 될지 말지 모르겠지만.

다 같이 잘 지낼 생각을 해야지

뭔 땅따먹기

복종, 어쩌고저쩌고

전쟁..

다시 말씀드리지만

폭력 폭행 살인으로 가는 건

본인도 당할 각오로

하셔야 합니다.

갑도 을병정 되고요.

을병정도 언젠간 갑이 됩니다.

순환구조라는 걸

명심하세요.

업보 당하지 마시고요.

한심하게

유교사상? MZ 마인드?

그런 고인 썩은 편견 같은 마인드에


감정을 섞지 마세요.

일로 만났으면 일만. 구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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