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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아니고 충전중

베터리 총량은 각자 다 다르다

by 쏘리

From, 블로그씨

만약 오늘 하루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놀 수 있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게으른' 활동은 무엇인가요?

진짜 게으른게 뭘까?

방청소 안하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안하고

화장실 청소를 안하고

숙제를 안하고

과제를 안하고

이런게 게으른 걸까?

게으름(또는 나태)은

스스로 행하거나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하거나 발휘하기 싫어하는 것을 말한다. - 위키백과

오우.. 나 잖아..?

나는 깨작 깨작 잘한다.

하나를 알려주면

두개 세개를 알려고하는 호기심도 있고

알았을 때의 기쁨도 느낄 줄 알고

누가 해주는 것보다

스스로 했을 때의 성취감 또한 아는 사람인지라

니가 해?

그럼 나도 할 줄 안다는 건데. 라는 마인드였다.

남자가 아파트를 산다고?

여자도 살 수 있다는 거잖아?

그 광교 아파트 사고 싶다는 20대 중반 여자 동생은

꼭 광교 아파트를 사고 알려줘라 이 늙은 언니도

돈 많은 남자를 잡아서 결혼을 하내 마내

떠들어 재끼는 것들에게

그냥 그런거 바라는 사람들끼리 만나라

껍데기에 관심없다.

껍데기를 진작에 까는 사람들은

가진게 그거라

그걸로 사람 마음을 움직이려나 본데

나는 딱히 관심이 없다.

이혼률이 높다.

과거엔 여자 사회적 지위가 낮아서

참고 산다는 것.

즉 남편의 경제적 상황에 기대어 살아서

어쩔 수 없었음을

그치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참고 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여자들도

남편 돈만 바라보고 지내기엔

편하게 살면 뭐 어쩔 수 없지만

그게 니즈가 맞으면 그렇게 살지만

나는 속박 구속이 싫은 사람이라

그냥 내가 하고싶은 건

내 힘으로 하는게 즐거운 사람인지라

누군가 다 해주려는 것도

누군가 다 거저 알려주려는 것도

흥미가 없다.

아버지가 하셨던 말중엔

물고기가 필요하다고

물고기를 잡아다 주는게 아니라

방법을 알려줘서 스스로 잡을 수 있게

처음은 물고기를 놓치기도 하겠지

잡은 물고기보다

놓친 물고기가 더 생각나는 법이라고.

그러니

니가 하고 싶으면

다 해보라던

내가 실패를 해도

내가 망연자실하고 있어도

아버지는 아무말 하지 않으셨다.

내가 말하기 전까지

모른척을 해주신다.

내가 첫 자퇴후

삶의 방향을 잃었을때

아빠는 아무일 없는 척

그러다가 내가 다시

살만해지니

시간이 지나서야

그때 넌 산송장 같았다고

그때 나는 어느 바다 앞에서

돛자리를 피고

무언갈 먹으면서

그런 얘기를 해주셨다.

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난 후로

나는 혼자 울었다.

아버지는 기다려주셨다는 걸

알아서 스스로 일어날 수 있다는 힘이

그때 나에게 있다는 걸 알았던

순간이었다.

그래서 누군가

언제가 가장 힘들었어요?

물을때

나는 0.1초 망설임 없이

2012년도 여름이요.

했었다.

그 이후에

힘든일, 모진일을 해도

전혀 힘든기색을 내지 않았던 건

12년도 여름만큼이나 힘들지도 않았고

이건 일도 아니지

이건 힘든것도 아니지

그 때의 힘듦에 비해선.

근데 이게 웬걸

30대 되니

12년도에 느낀 것에 두 배 만큼이나

색다른 일들이 있었고

신체적으로 아픈건 솔직히 참을 수 있다.

정신적으로 아픈것 또한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존나 아팠던 것이다.

아픈지도 모른채

근데 이제는 안다.

아프다는 건

성장하고 있다는 것

아프다는 건

쉬어야 할 때라는 것

아프다는 건

아팠다는 걸.

게으르다고

뭐라할 게 아니라

그냥 충전이 필요한가보다

냅둬라.

뭐들 다들 얼마나

열심히들 살길래

가만히 살펴보면

나무늘보도

다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자기 할 일을 못해서

주변이 피곤해지면

그건 좀 해라.

누가 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가 해야하는 일들이 있다.

자꾸 해줘버릇하면

그거에 익숙해져버리면

자생능력이 떨어진다.

도움을 받되,

도움받는 것에 익숙해지면

문제해결능력이

있음에도

떨어지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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