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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은 하지 말아라(1) - 세이노

어떤 일을 해야할까.

by 쏘리
세이노의 가르침 표지.png



p. 147



채플린 영화 중 모던 타임스는 독재자와 더불어 대표작으로 꼽히며 그의 마지막 무성 여화다. 채플린이 그리는 현대는 냉혹하다.



(* 채플린은 영화배우로만 알고 있었다. 알아보니 영화배우이자 영화감독이네요. 현대는 냉혹하다는 걸, 나도 느꼈다. 냉혹함 속에도 따뜻함과 진심은 닿는다고 믿으면서 일해왔다. 보통 자기의 생각과 다르면 사람의 선의를 "착한 척 하려고 저려는 거야." 라는 아주 못된 생각을 갖는 사람이 있던데 그건 그 사람이 선의를 있는 그대로의 선의로 보지 않고, 선의를 해본 적도, 선의를 하더라도 착한 '척' 하기위해 했던 사람인지라 타인이 하는 선의를 보고 잘못된 해석을 한다.



그러니, 그 아주 못된 마음을 좀 고쳐먹어라. 세상엔 얼마나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이 천지인데요! 대가리 꽃밭인 나는 다 그런 사람인 줄 알고 받아줬다가 쑥대밭이 되긴 했지만. 아무튼 현대는 냉혹하다고 합니다.)



노동자들은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양 떼들에 비유된다. 자본가는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그들을 감시한다. 최소시간 최대생산을 위해 노동자들은 숨쉴 틈 없으며 화장실에서 담배라도 한 대 피우려 하면 대형 스크린에서 자본가가 불호령을 내린다.



(* 나도 한 떼는 양 떼 처럼 살았다. 지금은 잠시 울타리 밖으로 뛰쳐 나왔지만 울타리 밖은 어떤지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기에 도대체 양 떼처럼 살다가 간다고? 양 떼처럼 살아도 죄는 아니지만 다른 세상이 뭐 특별하게 있다는 게 아니지만 그냥 재미가 없었다. 재미있게 일을 하기도 했고, 진심을 담아서도 했고, 그렇지만 맨 윗꼭대기를 보니 굳이 열심히 해서 저 위치에 가는게 전부였단 말이지? 저렇게 늙어가긴 싫은데 싶은 마음이었고, 내가 아무리 열심히 진심을 한다 한들 그걸 뺏어가려는 사람들이 천지였고, 어떻게하면 얘를 굴려먹을까. 얘가 말하는 것 벳겨 먹을까 하는 심보들이 눈에 보이는 걸 이젠 하도 도와주다가 진저리가 났다. 이런 내가 이기적이라면 이기적인 소리를 듣고 살겠다는 말이다. 착하게 살면 바보라는 말. 착하게 순하게 순종적으로.



그건 나한테 좋은게 아니라 타인한테 좋았던 것임을 지독하게 깨달아버렸다.



그렇다고 못될 필요는 없지만 이제 굳이 내 선의를 마구자비로 베풀생각이 없어졌다는 뜻이다. 기가막히게 부려먹을 줄 아는 상어들은 그런 눈만 키웠는지 하지만 어림도 없다. 그들의 입맛에 나는 맞춰주기 싫다.



너가 위로 올라가면 그 때 바꾸라는 말.



당신이 지금 그 위에 있으면서 왜 당신이 바꿀 생각은 없고



그 다음세대한테 미루려고?



그만두면 끝이라고? 절대 아니지.



당신이 싼 똥은 밑사람이 닦아주고 치워주는게 아니라

스스로가 닦고 물내리고 바지 추키고 할 줄 알아야지.



사지가 멀쩡한데 왜 그럴까?



똥을 쌌으면 어디다가 쌌는지.



남이 치워주는건

영유아시절에 부모가 해줬던 걸로 마무리 짓자.



아부와 아첨, 또 그 밑에 미니미를 생성하고

권위에 권력의 맛에 취해버려서



윗세대가 했던 그 안좋은 버릇들을

지금부터 바꿀 생각없이



내가 당했으니

내가 겪었으니



라떼는 더 했어.



라떼는 죄가 없이 맛있는데

저 놈의 라떼는 말도 섞기 싫어지는 유형으로 분류된다.



멀리 도망처라.

한 번 태어난 인생



저런 얘기 받아주다가 같이 오염되기 쉽상이니 말이다.



나는 출세하긴 글렀다.

완장차는거에 욕심도 없다.



출세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저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재밌게 하고 싶을 뿐이지.)




눈앞에서 벌이 날아다녀도 기계에서 손을 떼지 못한다. 조금만 늦어도 전체 작업이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실직자가 대량 생산되고 굶주림 때문에 빵 하나를 훔치는 사람도 있고, 시위를 하다가 총에 맞는 사람도 생겨난다.



(* 조화를 보고 벌이 들어왔었다. 진짜 꽃인 줄 알고 들어왔던 걸까. 그런지 모르고 벌에 쏘인 동료가 있었다. 바로 응급처치를 하기 위해 응급실에 갔지만. 벌은 꽃에 눈이 멀었나? 생화인지, 조화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나. 그저 꽃이면 다 된다 생각했을까.)






** 나는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시기도 아닌데, 마음에 여유가 생긴걸까. 아직 마음의 여유가 생길 시기가 아닌데. 그래도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라 생각하면서 한 번 놀러온 인생 재밌게 살다가 떠나려고 한다.



나는 화장을 잘 못하지만

마지막엔 화장으로 가고 싶고



김대호 아나운서가 말했던 것 처럼

내 묘비나 납골땅엔 자주 안왔으면 좋겠다.



그러기엔 당신의 시간이 너무 아까우니까.



이승에서 떠날 때

사람이 죽을 때



"돌아가셨다." 라는 표현을 쓴다.



그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는 말이라고 들었다.



실은 이승이 지옥이고

저승이 원래 살던 고향인 것 처럼.



우린 잠시 놀러 내려온 것이라고.

그러니 즐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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