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데이트도 20대와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남자친구 MBTI : ISFJ 또는 ISTJ
(* 나는 보통 사귀었던 남자친구들을 보면 내향형들을 만났다. 신기하다. I 수집가인가 싶기도 한데 서로가 서로를 신기해하는 걸까? 반대는 끌리는 이유처럼? 남자친구의 친구분은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을 하셨다. 그 말에 나는 빵 터졌다. 둘 다 외향형이면 감당이 안 될 수 있고, 뭐 그런 것인가... 아무튼.
나도 극 외향형을 만나게 되면 내가 상대적으로 내향형이 되어버린다. 마지막으로 네이버에 검색해서 마지막으로 했던 MBTI에서 나는 ENTJ 나왔다.
ENFP만 나오다가 ENTJ 나오다니 업무 할 땐 나도 제이처럼 한다고 옷!!!
퇴근하면 딱히 J처럼 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그냥 바다 보러 가고 싶으면 가고 산 가고 싶으면 눈곱만 떼고 가버린다.
근데 누구랑 같이 가면 선발대로 사전답사도 다녀온다. 내가 총대를 매야한다면 나도 개 꼼꼼하게 알아보고 미리 사전답사 갔다 오고 의견반영해서 루트를 짠다.
근데 정말 편한 친구랑은 그냥 쌩얼에 갈래?
ㅇㅇ 가자! 이렇게 된다.
그리고 솔직히 준비물? 그냥 마음만 있으면 된다. 마음이 준비 안되면 그 무엇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핑계 게으름? 노! 시간이 없어서? 노! 그냥 하고자 하는 가고자 하는 마음이 없어서 안 하는 게 태반이라는 것이다. 마음만 먹어서 다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음이 있어야 움직이는 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 달간 남자친구를 만나보니.
계획 없이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걸 딱히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아니면 죄송요. ㅎ)
나는 아이쇼핑이나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뭘 정해놓고 하기보다는 그냥 발이 이끌리는 대로 가다가 경험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매일 같은 길을 걸어도 새로운 걸 보는 걸 좋아하고 또 웃긴 건 그래도 먹던 메뉴는 늘 고정적으로 먹기도 하지만 가끔은 새로운 메뉴도 먹기도 하고 뭐 들쑥날쑥하다.
항상 데이트가 끝나면 우리 또 언제 보는지를 가안으로 정하게 된다.
이번 주 주말에 볼까?
이런 식으로 정한다.
지금 나는 백수라서 언제고 상관은 크게 없지만 나도 직장을 다니면 직장에 에너지를 많이 쏟는 편이라 남자친구에게 피곤한 기색을 보일 수도 있고,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직장을 다닐 때 사귀었던 남자친구분이 우리 동네 근처에 왔을 때 매우 피곤했고, 오지 않고 쉬고 싶었지만. 나를 보고 싶은 마음도 이해가 가고 내적갈등이 심했다. 내 나름대로 노력하는 건 와주는 것에 감사하며 지친 몸을 이끌고 준비해서 나가는 일이다. 근데 문득 들었던 생각은 이런 생각을 하고 만나는 게 맞나? 싶은 것이다. 내가 연애에, 사랑에 푹 빠졌을 때의 모습은 내가 아는데 그 모습이 아니면 사랑이 아닌가? 헷갈렸다.
30대 연애는 다들 뜨뜻미지근한 게 맞나 싶었다. 근데 아는 언니한테 물어보니 에이 그래도 나이상관없이 연애초기면 매일 보고 싶어야 하는 게 맞지 않냐는 것이다. 심지어 그런 상황에 그 구남친분도 자기가 을이고 내가 갑이라고 하니, 나는 당황스러웠다. 만약 그렇게 느껴지는 연애라면 그만두는 것이 맞지 않겠나 싶었다.
사랑에 갑과 을이 어딨 을까? 나도 을이었던 연애를 한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건 상대방이 을로 만든 게 아니라 나 스스로가 을을 자처해서 했던 연애가 아니었나 싶었다. 그러니 사람을 만나는데 내가 사랑을 10을 준다고 상대방도 10을 줘야만 사랑이 아니고, 그냥 사랑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하는 것이다.
주는 만큼 돌려받길 원하는 마음은 어린아이까지는 아니더래도 하수...?
주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 진정한 고수다.
주는 기쁨 + 준 만큼 돌려받지 않아도 줘도 줘도 아깝지 않은 사랑.
나는 그랬던 시기가 있었다. 줘도 아깝지 않은 상대가 있었다. 내 잔고가 바닥이 나도 그 사람한텐 다 주고 싶었다. 그랬던 연애시절이 있었다. 그래도 행복했다. 돈 없었던 시절 연애하고 사랑하고 뚜벅이 했던 그 시절이 얼마나 재밌던가. 근데 30대가 되고 나니 나는 재고 만나는 스타일은 아닌데 상대방 남자들이 자기 가진 걸 나열한다. 비싼 시계를 차고 나오거나. 뭐 으스대는 말들이 있다. 나는 딱히 내세 울게 없는데 말이다. 배틀을 뜨자는 건지. 뭐 하자는 건지. 당신은 어떤 연애를 하고 싶은지. 뭐를 좋아하는지. 뭐 이런 게 아니라. 그래서 나는 오래 만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조언해 주셨던 유부남 선생님이 떠올랐다. 정소연 선생님 이제 이전과 같은 연애는 못할 거예요. 근데 난 그때 못 알아들었다. 속으로 으. 꼰대. 왜 못함? 하면 돼 지. 해외역학조사로 같이 돌아다니면서 김밥을 우걱우걱 먹으면서 결혼하려면 돈이 얼마 필요하고 뭐 이런 것들을 알려주셨다. 나는 딱히 궁금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내가 겪을 것들이 보이셨던 건지 이런저런 말을 해주셨다. 나는 그냥 땡고추참치김밥 겁나 맛있네. 하고선 아 몇 가구 돌아야 끝날까? 퇴근하고 뭐 하지? 이랬다. 그러니 20대 친구들아. 30대 되면 뭐 이렇게 되나 보나. 근데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배우자란 같이 있을 때 제일 재밌고, 즐거워야 하는 게 내 모토라면 모토인데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평생을 함께할까 싶다. 매일 죽일 듯이 싸우고, 서운해하고 그게 결혼생활이면 왜 할까? 자녀 때문에 참고 산다고? 그거 얼마나 폭력적인 말인데요... 자녀핑계로 살고 싶은 마음도 없다.)
아무튼 서로 주말에 할 게 없으면 만나자고 해서 천안으로 왔다.
내향형들은 외향형들이 끄집어 내줘야 하는 걸까?
파스타 피자 환장하는 편. 그렇다고 매일 먹으면 질리니 가끔 자주 먹어줍니다
내가 세이노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 글 곳곳에 적어뒀지만 다들 꼼꼼하게 안 읽나 싶기도 한데 가치관이 비슷하다. 퇴사하고 뭣 같은 위선적인 직장 상사들을 보다가 그래 어쩔 수 없이 대한민국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되는 세상이구나. 그러니 인성 공부는 둘째치고 다들 학벌주의, 권력 주의에 자살률 1위를 하고도 정신 못 차리는 세상에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고 매번 누차 써대도 내가 별종일까? 현실을 지독하게 알아버렸는 걸
뭘 겪고 뭘 느꼈냐고 묻지 마라. 자격들도 없는 사람들이 궁금 해들 하더라.
해결해 줄 것도 아니었고, 말한다고 한들 남일로 치부해 버릴 사람들이.
이미 시간은 많이 지났다. 그냥 내 마음 한편에 묻혀두고 사는 거지 뭘
다시 끄집어내서 해 집어 놓을 생각은 없고.
그냥 다들 착하게들 살면 그만이다.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도 말고.
그러다가 이 저자 웃기는 저자네 싶었다. 군더더기 없고,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말들을 그것도 자기의 경험들을 이렇게 지어내라고 해도 못쓴다. 이 할아버지는 사생활과 1000억 자산이면 나 같아도 똥파리 많이 꼬여서 골치 아플 것 같아서 숨어서 지내고 싶을 것 같다. 100억만 아니 50억만 아니 5억만 있어도 침을 흘리고 가족이고 친구들이고 죄다 달라붙는 세상에 그 콩고물을 먹고 싶어서들 딸랑이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래서 나는 겉 껍데기에 태도가 바뀌는 사람들을 보면 속으로 열심히들 산다. 싶었다. 근데 그렇게 되면 결국 해야 할 말도 못 하게 되고 굽신거리고, 결국 그렇게 물들어가는 거라는 걸. 먹고살면 어쩔 수 없지가 아니라 그러다가 골로 간다는 걸 봐버렸다는 걸.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기 싫었을 뿐이다. 내가 지독하게 욕했던 그들에게 얻어먹기도 싫었던 나였지 뭐 특별한 뜻이 있거나 그렇지 않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내가 만나고 자하는 내가 어울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세이노 책을 읽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느끼는 바가 뭔지 통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같이 보자고 했다.
나와 함께 가고 싶다면 그에 맞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게 내 욕심이라면 욕심이다. 그냥 그저 내 마음 얹고자 다른 남자들처럼 꼬시기 위한 작업들이 아니라 진짜 얼마나 깨어있는지. 자기주장은 어떤지. 무슨 생각을 갖고 사는지가 궁금할 뿐이다. 그걸 보여주면 된다. 얼마를 갖고 있는지는 중요치 않다. 과거가 있어도 미래가 없는 놈들은 제치고 싶은 게 내 마음이라는 것이다.
뭐 나는 그럼 미래가 있는 여자인가? 것도 아닌데 왜 좋게 봐주는 걸까?
것도 궁금하다. 스펙 빵빵하고 가슴 빵빵한 여자들 널리고 널렸는데 말이다.
하나같이 물어봤다. 백수인데도 괜찮아요? 내가 남자라면 나는 백수여자 안 만난다. 어떤 어린 연하남도 나에게 그랬다. 성수동에서 밥 한번 먹자고. 근데 미안하지만 누나는 연상남이 좋다고. 그랬더니 그럼 자기 상사가 40대인데 본인 40대 상사처럼 흉내를 내보겠다고 그랬다. 귀여운 녀석. 하지만 시간이 좀만 지나면 어린 여자를 만나고 싶어 할 것이다.
내가 남자라도 어린 친구를 만나고 싶을 것 같은데 보통이 그렇다는 것이다. 평균이 그렇다는 것이지 모두가 그런 건 아니고.. 연상 연하 커플도 많다.
다만, 사촌 남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아무리 키 크고, 등치가 좋아도 이성적 감정은 딱히 들지 않았다. 천안 중앙시장에 가면 과일을 파는 청년들이 있는데 그 청년들이 나에게 누나라는 소리를 했다.
내 친동생도 아닌데 왜 나에게 누나라는 소리를 할까? 징그러웠다. 미안...
나에게 누나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내 사촌남동생들과, 대학 동기들뿐이다.
호랑이 어흥...
분재에 관심 있어하는 편. 근데 분재 잘 모릅니다..
청남대 놀러 갔다가 전시된 분재들을 봤습니다.
멋지던데요.
가격은 흠칫했습니다.
저는 고구마라테
남자친구는.......................... 따뜻한 유자차!
4줄 요약
계획 없이도 자주 만나는 걸 선호하는 편
책 읽고 생각 나누는 거 좋아하는 편
밥 먹고 + 산책은 필수로 해주는 걸 좋아하는 편
카페 가서 또 수다
30대 연애도 20대와 다를 바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