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산울림 1992. 주점.
남자친구가 친구들과 놀러 온 막걸리 주점에 데리고 와주셨다.
아마 내가 막걸리를 좋아한다고 하니 데려와 준 것 같다.
나는 술을 좋아하는데 과음은 이제 못하고, 그냥 걸치는 정도.
남자친구는 억지로 먹는 걸까?
그렇다면 우리는 평생 배우자로는 별로인 걸까?
나는 일부러 맞춰달라고 하지 않고
이미 맞는 사람을 골라서 만나고 싶은데
나에게 억지로 맞추는 거라면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뭐 좋아하고 물어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하던데
그러면 안 된다.
본인이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를 솔직하게 말해줘야 나중 가서 뒤탈이 없다.
그게 서로 맞는지 안 맞는지를 알아가는 작업인데 거짓말로 꼬시기 위해 인위적인 마음이라면
나중 가서는 틀어지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나는 등산을 좋아하는데 상대방은 등산을 싫어한다면?
둘 다 취미가 갈린다면?
나중엔 취미가 서로 달라서 바람 많이 피던데... 쩝...
예 : 등산을 서로 좋아해야 재밌다.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걸 함께 나눌수록 감정이 커진다.
근데 그게 아닐 땐 자꾸 다른 사람을 찾게 된다. 그러면서 서서히 멀어지게 된다.
정겨운 천장이다.
내 취향 원탑은 전라남도 구례에서 먹었던 소머리 국밥에 산수유 막걸리다.
구례 소머리 국밥 + 산수유 막걸리 그 이상을 이겨본 국밥 집을 못 찾았다.
물론 내 취향인지라 남들은 안 맛있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 국밥 맛을 못 잊어셔 400km 넘는 곳이라도 운전해서 갔다.
1. 산수유 막걸리 (* 왜 전국에서 안 파냐 싶은 것이다. 구례 여수 순천 가봐야 한다.)
2. 지평 막걸리
3. 십장생 장수 막걸리.
태어나서 본인 취향인 것들을 찾아가는 재미를 많이 느껴보셔라.
감자전을 좋아한다.
- 치즈 감자전
- 육회
- 두부 김치를 먹었다.
보통 남자친구에게도 묻는다. 뭐 좋아하는지.
근데 죄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나열하니까.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해도 좋지만
도대체
내가 만나는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흥미가 떨어질 때도 있었다.
그 사람의 본연의 모습을 봐도 내가 좋아하는 마음이 드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그래서 언제는 내가 정색하고 물어봤다.
도대체 오빠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죄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맞추려고 나열하다 보니
어떤 사람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고 이성적인 마음이 들지 않기 시작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내가 싫어할까 봐 두려운 건가?
그렇다면 빨리 다음 여자를 만나러 가야지.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보여줘도 좋아해 주는 여자를 만나러 가야지
뭐 하나 싶은 것이다.
그러니 한 번 맘 껏 본모습을 보여줘도 내가 곁에 있는지 없는지를 봐라.
그게 연애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2차로 배가 안 찼다길래 편의점에 들렀다. 나는 딱 좋게 먹었지만 남자친구는 아니었나 보다.
그래서 라면하나랑 마실 거 하나를 구해왔다.
남자친구는 큰 참깨라면, 그리고 콜라를 챙겼다!
박지혜 순대국밥
한 숟갈 뜨자마자 너무 맛있는 게 아닌가.
국밥 우선순위
1. 소머리 국밥
2. 얼큰 순댓국 (박지혜순댓국)
남자친구는 아침을 잘 챙겨 먹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직장 다닐 땐 시간이 없어서 그냥 두유에 구운 계란 챙겨서 먹긴 했다.
지금은 잘 챙겨 먹는다.
으으으으으음...

아.
보통 음식점에 갔을 때 그 가게가 신경 쓰는 곳인지 판단하는 것 중 하나가
그냥 생수인지 아니면 보리차인지 헛개수인지 물을 보게 된다.
이 집은 물부터가 다르다.!
맛있게 먹은 집은 돈을 내기가 전혀 아깝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