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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렛일부터 제대로 해라(6) - 세이노

제대로 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 번 더 확인해라.

by 쏘리
세이노의 가르침 표지.png



p. 162


돈을 꽤 모은 뒤에도 새로운 사업을 하게 되면 작업복을 입고 밑바닥 일을 하곤 했다. 그래야 일 전체를 구석 빈틈없이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허드렛일은 당신보다 못난 사람이 해야 하는 것으로 믿는 당신이, 사업이나 장사를 하겠다고? 돈을 벌고 싶다고? 꿈깨라.


(* 밑에서부터 차곡 배워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알게 된다. 기본조차를 탑재하지 못한 윗사람을 보면 "뭐야? 어떻게 저 자리에 올라간 거지?" 더 중요한 눈은 어떤 상부가 제대로 차곡 올라간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 피드백을 많이 줄 수록, 기본기가 탄탄한 사람이다. 피드백조차 주지 않는 사람은 아랫사람이 완벽해서 줄 게 없는 경우일 텐데 아랫사람이 완벽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니,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고, 틀린 부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짚어주는 상사를 꽉 잡고 그 상사에게 사소한 거라도 틀린 게 있다면 거침없이 꾸짖어달라 해라. 그게 나중에 훗날 높은 위치까지 가더라도 헛발질하지 않고 일을 잘하는 직원 또한 찾아낼 수 있는 눈을 키워줄 것이다.)


(* 아부와 아첨을 떨어서 올라간 건지, 차곡차곡 일을 너무도 잘해서 어쩔 수 없이 위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던 건지. 밑에 있어보면 알게 된다. 근데 공직일수록 뭐 다른 곳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만 잘한다고 올라갈 순 없고, 학연, 혈연, 지연 + 아첨도 잘 하긴 해야 한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김경일> 실력이 도덕이라지만 실력만 좋아하는 윗사람이 참 드물다.)


(* 나는 입사 후 하도 받아 적어야 할 게 많아서 매년 다이어리는 벽돌처럼 무거운 다이어리를 신청했다. 그렇게 구르고 굴러서 사소한 것마저도 지렁이로 글씨를 남겨놓고, 나중엔 타이핑으로 정리하면서 한 번 더 인식하고, 그다음 날 어떻게 적용해 볼까? 실천시켜 볼까? 하고 적용해서 안 되는 건 가차 없이 지우고 다른 방법은 없나 고민하고 그렇게 다녔다. 나는 나를 잘 못 믿는다. 그렇기에 적는 습관을 들인다. 그리고 이왕이면 듣는 즉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 아니라면 그냥 처리해 놓고 메모에 적을 양을 줄여나가야 한다. 적어두고 보통은 까먹을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즉시, 까먹기 전에 해놔라.)


체르노빌 사고의 방아쇠는 경험이 미천한 야간 교대조였다. 일을 시키는 관리자 지위에 있는 사람은 언제나 말단에 있는 사람들의 일처리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과정을 지켜야 한다. 산업재해는 안전관리자들이 지침만 전달하고 실제 근로자가 그 지침을 따르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아서 발생한다.


(* 모든 조직은 서로를 믿고 신뢰하고 의지해야 하기도 하지만. 참 사람 마음이 앞, 뒤가 다를 수 있다. 서운해도 어쩔 수 없다. 확인을 했다 해도 한 번 더 재차 묻고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래만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게 아니라 위에서도 발을 동동 굴러야 한다. 제대로 하고 있는지, 헤매는 상황은 없는지, 확인은 한 번이 아니라 두세 번 할수록 위험성이 낮아진다고 해라. 꼼꼼한 게 피곤하다고? 이중 삼중으로 확인해도 변수가 생기는 게 인생이다. 일은 또 어떻겠는가? 모든 사람이 내 뜻대로 일처리를 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8할 일 것이다. 말을 하다 지친다. 그러니 메모로 남기고, 에비던스를 남겨라. 그냥 던지는 말도 적어라. 그냥 하는 말이 없으니까.)


2인 1조로 작업해도 그중 1명의 실수나 태만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이건 어디건 말단 근로자들이 일을 제대로 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 대부분 낮은 연차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한다. 능숙하지 못하거나, 아직 스킬이 쌓이지 않았을 뿐이지. 8할은 열심히 2할은 대충 시간만 때우지 뭘, 대충 보일 때만 열심히 하지 뭐. 낮은 연차 중에 싹수가 노란지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보일 때만 열심히 하는 '척' 인지, 누가 보지 않아도 애쓰고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면 안다.


괜찮은 중간관리자나, 윗사람은 낮은 사람에게도 잘하는지, 즉 윗사람 강자에게만 꼬리를 내리고, 약자인 낮은 사람에겐 태도가 바뀐다던지. 뭐 이런 상사는 많이 봤다. 강자에게 약자처럼 굴고 약자에게 권력과 직위의 어쭙잖은 맛만 알아서 권력을 휘두를 줄만 아는 사람.


낮은 연차 - 누가 보지 않아도 열심히 혼자 애쓰고 있는지를 살펴봐라.

높은 연차 - 강약약강은 아닌지 살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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