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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리 Nov 03. 2024

실력이 도덕이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리뷰

P. 290


도대체 4년 동안 같은 학교, 같은 학과에서 배운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풍경이 한국 사회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 초, 중, 고등학교때는 어쩔 수 없이 의무교육이니까. 요즘은 중학교 까지만인가? 보통 평균은 초, 중, 고를 꼭 나와야지만 우리아이가 멀쩡한 아이일 것 같아요. 평범하게만 자랐으면 좋겠어요. 하는 우리나라. 초, 중, 고 평범한 코스로 키워도 괜찮고, 초등학교때부터 홈스쿨링해도 괜찮고, 다 괜찮은 것인데 타인과 조금만 달라도 불안해 한다.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불안해 하는 순간 그 감정은 고스란히 다 자녀에게 덧칠해 진다. 가볍게 생각해라. 영재로 키우고 싶은 마음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아이를 장신구처럼 키우고 싶은 그 부모들의 마음은 무엇일까? 자녀가 꼴등을 해와도 학교 안에서나 꼴등이지 학교 밖을 나오면 무엇을 1등할지 모르는데 왜 굳이 거기서 애쓰는 지 잘 모르겠다.


 보통 학자, 박사, 뭐 이런 유명인사처럼 만들고 싶은 걸까? 그런건 타고나거나 본인 스스로가 원할 때 가능한 일이다. 그게 아니라면 단거리 뛰다가 장거리를 못견뎌 하고 주저앉거나 포기할 확률이 절반 이상이다.

 서울대를 나와도 취업 못하고, 아니지 오히려 취업이 어려워 진다. 학력, 학벌, 자격증이 많을 수록 취업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모르는 구나. 그럼 알려드려야지. 예 : 내가 다니던 병원에서 직원을 뽑을 때였다. 그때 나는 그냥 일반 자원봉사자에서 직원 여선생님들이 결혼이나, 출산 준비로 다들 그만 두는 상황이었기에 나는 어쩌면 타이밍이 좋게 면접도 형식적으로 보고 바로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치만 내가 그냥 생각없이 다닌 건 절대 아니였고, 내 나름에 최선을 다하고 무엇보다 환우분들이 그건 인정해주실거고, 뭐 "정샘은 요즘 애들과는 달라." 뭐 이러셨으니, 이미원 자봉 여사님들에게도 하트를 날리던 나였다.


 한 분이라도 오셔서 우리 환우분들 단정하게 머리 해주시면 그걸로 감사해서 따뜻한 티와 커피를 고정업무에 두고 이끌었다.


 아무튼 또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탈주하기 전에 부여잡아본다. 아무튼 여직원 선생님이 2명이 그만 두는 바람에 일개 자원봉사자인 나는 수련병원을 찾기도 했어야 했고, 직원수련 해보지 않겠느냐 제안에 겉으론 너무 감사하지만 속으론 절대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차팅량과 프로그램 돌리는 기계가 되어서 여기다 과제까지? 절대 어림도 없다. 그래서 그냥 수련생 신분만 하겠다 말씀드리니 공고를 올리라고 하셨다. 그래서 협회나, 다른 곳에서 올리는 공고들을 참고해서 올렸고, 이력서도 다 열람할 수 있었다.


 뽑을 때 그 오너는 분류하는 기준이 일단 나이가 마흔 넘어가면 제일 뒤로 넘기라하셨고, 젊은 순으로 뽑자고 하셨고, 그리고 스펙이 화려해도 뽑지 말자고 하셨다. 거기서 나는 갸우뚱했다. 스펙이 좋아야지 뽑힌다고 상술이나 다들 스펙에 목을 맸는데 어라? 현장에 나와보니 스펙 좋은 사람도 뒤로 재치라고 하신다.


 그래서 아,! 대학교 교양수업중에 취업관련한 수업이 있는데 거기서 자소서 쓰는 팁중에 스펙을 기재할 때 전부다 기재하는 게 아니라 지원하는 곳에서 필요로 하는 자격증 한 두개만 심플하게 적는게 오히려 좋다는 말이 떠올랐다. 사방팔방 이것저것 주르륵 빡빡 적지말라는 의미가 이런 의미였구나를 알았다. 그래서 나도 지원할때 회계자격증이 있었지만 그건 절대 적지 않았다.


 왜냐면, 나는 회계는 별로인데 자격증을 여러가지로 쓴다면 이곳 저것 일을 떠맡게 되거나 원치 않은 팀에 배정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원하는 팀에 잘 배정이 되려면 감출건 감추고 깔 건 까야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결론은 줄줄이 이것 저것 쓴 사람들보단 그냥 알맹이 몇개 중요한 거 몇개 갖고 있는 사람이 훨씬 일하기 부드럽고 수용도도 높다는 의미다.


 아는 게 많아질 수록 보이는 것도 많아져서 다루기가 어렵다. 나도 아는 게 많아질 수록 타인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게 되었다. 그건 타인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내가 이미 아는 정보거나, 이미 그보다 더 맞는 정보를 알고 있을 땐 그 타인의 틀린 말에 끄덕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게 틀렸습니다. 맞습니다. 말도 안해주기 시작하는데 그러면 소통 자체가 잘 안되게 된다.


 결론은 엄청난 대기업이나 뭐 일류를 꿈꾸는 자들이라면 알아서 스펙도 필터링이 필요하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특히 팀원을 뽑는 자리에 나보다 뛰어난 후배를 앉히고 싶어하는 선배들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선배들이 모르는 점이 있다 하더라도 아, 예 그렇군요. 맞습니다. 이런 짧은 긍정을 베이스로 까는 멘트들을 많이 장착했었다.


 선배들도 우쭈쭈를 받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잊지마라. 선배도 사람이기에 우쭈쭈 받고 싶어한다. 그렇다고 신발끈이나 사지 없는 사람처럼 떠 받들진 마라. 그런걸 바라는 선배는 선배가 아니라 턱받이 해줘야할 신생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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