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돈주머니를 쥔 올바른 사장을 골라라(3) - 세이노

돈주머니가 없는 사장도 있을까?

by 쏘리
세이노의 가르침 표지.png



p. 172


어떤 사장을 만나야 할까?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돈주머니뿐 아니라 인사권도 가진 오너 사장과 가깝게 일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평범한 봉급생활자로 살고 싶은 마음이 없거나 봉급생활하더라도 비싼 고급인력이 되고 싶다면, 일을 얼마나 배울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사장 고르는 법을 소개한다.


(* 어느 누가 남들 버는 만큼 벌고 싶어 할까? 나는 함께 일했던 팀장님 중 한 번은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초기 세팅이라 정신이 없을 때 진짜 눈코 뜰 새 없이 셋다 일이 눈에 보이니 이리저리 뛰어다닐 때였고, 그렇게 한 차례 일이 끝나면 넉이 나가기도 했는데, 그때 나는 그래도 추울 때 따뜻하게 히터도 틀고, 더울 때 에어컨도 켜고 근무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셨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추울 때 따뜻하게 일하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천지고, 더울 때 더워서 땀 흘리는 근로자들이 천지인걸 나는 알았으니까. 내 월급이 세후 200 언저리여도 난 늘 행복했다. 그래서 최고관리자에게도 일 다운 일을 해서 너무 좋다고도 말씀드렸던 것이다. 아첨? 아부? 이쁨? 받기 위해서가 아니고 있는 그대로를 말씀드린 것이다. 그때 내가 운영하던 부서실 창 밖을 내다보면 삼성 가전제품 건물이 뼈대를 짓고 올라서는 시점이었는데, 최고관리자가 "일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라고 대강 이런 식으로 물으셨을 때. 나는 창밖을 가리키며, 저렇게 뼈대를 잘 올리고 있는 것 같아요.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만큼 내가 병원에서 환자들을 50-60명 때려 박고 프로그램을 돌릴 때보다 훨씬 재밌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그 관리자는 여기를 올 때마다 힐링한다고 하셨는데, 처음엔 이 공간에 와서 어떤 점이 힐링된다고 그러셨던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관리자들이 가장 힐링받을 때는 직원들이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서 일할 때가 아닐까. 더 좋은 건 그 일 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는 모습을 본다면 더욱더 그보다 좋을게 뭐가 있을까? 분기별 받던 슈퍼비전, 각자 다른 슈퍼비전 스타일, 나는 그렇게 좋은 상사들을 많났고, 한 명만 거쳤더라면 그게 전부였을지 알았겠지만, 20대 때 만성-중증-위기-재활 이렇게 거쳤더니 그다음이 어떻게 벌어지게 되는지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었다. 그러고 정점으로 응급실을 가보니, 이렇게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게 눈에 보였으니, 그 격차를 좁혀보고자, 문제와 원인이 뭐인가 싶어서 들여다봤다. 수원 소재 우리 실무진에게 소문났던 무서운 정신과 의사 선생님은 실제 만나보니 절대 무서운 사람은 아니었고, 나에게 논문을 쓰라던. 내가 내 담당 회원의 증상과 현 상황에 대해 여쭤보니, 서서 브리핑을 하니, 앉아보라던. 그러고선 자기의 고민을 털어놓던. 사실은 개인적 고민보다는 이쪽 분야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셨다. 결국 병원을 더 가까운 곳으로 바꿔드리긴 했지만. 그러니까 누가 떠들어댄다고 누가 그 사람 무섭던데? 누가 그 사람 이렇다던데? 그거에 곧이곧대로 들을 필요도. 가장 조직역동을 지저분하게 하는 사람은 묻지도 않는 말을 늘어놓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꼭 어딜 가든 그렇게 하는 종자들은 어딜 가도 있다. 그거는 자기 얘기는 하나도 없고 남이 한 얘기를 부풀려 얘기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제일 싫어하는 부류. 그런 부류들아 사람들 표정을 살펴봐라. 어쩔 수 없이 들어주고 있다 뿐이지. 시간 낭비하지 말고 회사에선 말을 아껴라.)


첫째, 사장이 오너인지 아닌지를 살펴라. 오너가 아니라면 웬만하면 피하라. 정부의 입김이 강하여 사장이 낙하산을 타고 온 곳이라면 언론에서 그 사람에 대해 아무리 그림 같이 말한다고 하여도 가능한 피하라.


(* 나는 언론을 잘 믿지 않는다. 좋은 미사여구들을 나열해 놓고 그 사람 좋다고 했지만 정작 실제로 만나보니 아니었고, 진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그냥 조용히 자기 일을 묵묵히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진짜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은 주목받기도 싫어한다. 완장에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나도 순수했을 땐, 찾아오는 고위직들 딸려오는 기자들. 내 일에 내가 진심을 다해 설명할 때 사진을 찍을 기자가 사라지니 0.3초 만에 표정이 바뀌고 사라지는 걸 직접 겪었다. 그러고선 관심이 많다? 글쎄요. 국민을 위해 시민을 위해 어쩌고저쩌고 현수막들 진짜 죄다 찢어논다. 아 물론 마음으로요. 한 번이라도 진심을 다해 시민과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했으면 듣기만 하지 말고 들은걸 바탕으로 개선할 생각을 해줘라. 매년 속아주는 것도 이제 재미없다.)


스타급 사장이 있는 곳에서 일을 하게 되면 일을 아무리 잘해도 언제나 스타 들러리에 머물게 되고 기회도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 같이 근무했던 동료 중엔, 자기 윗상사에게 기회는 얻지도 못할뿐더러 외부이미지와 내부이미지가 딴판이어서 이렇게나 온도차가 있을 수가 있나 싶었다고 한다. 외부/내부 이미지가 따로 있는가 싶었는 데 있었던 것이다. 사회초년생일 땐 몰랐다. 좋은 사람이래요. 하면 다 좋은 줄 알았고, 나쁜 사람이래요. 하면 나쁜 사람인 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겪어보면 아니었고, 나쁜 사람이 좋은 면모가 보였고, 좋은 사람이 나쁜 면모 또한 있었던 것이다. 장점이 단점을 잊게 만드는 사람이 있고, 단점이 너무 커서 장점을 가려버리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내가 힘들어서 울 때, 어느 한 동료는 "소연선생님이 직장생활 오래 안 해봐서 모르는구나. 오래 다녀보면, 결국엔 그 사람은 망가지게 되어있어. 그거 보고 나가야지."라고 하셨다. 나는 그랬다. "그런 걸 바라면서 출퇴근하고 싶진 않아요. 그렇게 출퇴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출근하는 길이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추가 속마음:그게 아니라면 그냥 좀비처럼 다니는 것과 다를 바가 무엇일까?)" 나는 싫어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보다는 내가 더 괴롭다는 걸 알기에 나는 그냥 품거나 병품 취급을 하는 편인데 아니면 그 사람의 장점을 찾으려고 진짜 많이 애쓴다. 근데 그게 보이지 않을 땐 진짜 힘들다.)


(* 아무튼 스타급 사장 아래는 스타급 사장의 빛만 볼뿐, 자신의 빛을 볼 수는 없다. 초년생 때에 아무 생각 없이 다닐 수 있지만, 다들 알겠지만 점점 연차가 쌓일수록 자기 사업을 하고 싶어진다. 그 말은 인간이 태어나서 생기는 자아가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회사 자아도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윗사람이든, 어떤 사람이든 자기가 우위라고 생각되면 자기 입맛대로 해주길 바라는데 그렇게 남의 것만 해주는 게 적성에 맞다면 그렇게 살아도 크게 불편함은 없을 것이다. 근데 그게 아니라면 아무 곳에 가서 일할게 아니라 진짜 좋은 상사 밑에서 자기 것을 내어주는 사람 밑에서 배우는 경험이 필요하다. 찬바뜨밥가릴 때가 아니면 닥치는 대로 일해야 하겠지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천안 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