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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근무에 집착하지 말라(3)- 세이노

8시간 근무에 집착하지 않는 건 나 좋으라고 하는 것이다. 별표.

by 쏘리
세이노의 가르침 표지.png



p. 179


미국 고소득층 상위 10% 일주일에 50시간 이상 일한다. 상위 1%는 일주일에 평균 56시간 일한다. 중요한 사실은 이 사람들은 일할 때는 일만 한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일찍 출근해서 즉시 가장 중요한 일에 착수. 이들은 동료와 잡담하는데 시간을 버리지 않는다.



(* 나는 모르는 사람과도 3시간을 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해야 하나. 예로 화성시 근무 시 직장 여동료 친구와 서봉산에 올라갔다가 하산한 후 무인카페에 들어갔는데 어떤 한 남성분이 계셨고, 무인카페를 처음이용하시는지 헤매는 모습을 보이셔서 사회복지사 마인드로 벌떡 일어나서 알려드렸고, 그러다가 말꼬리가 트이게 됐다. 그 아저씨의 술 취한 얘기부터 시작해서 지금 자동차가 고장 나서 수리를 맡겼고, 그 찰나에 어디서 쉴까 하다가 무인카페가 보여서 들어오셨다고 그랬다. 워낙에 사회복지사는 리액션이 좋다. 아닌가? 회원/대상자/내담자/환우분들하고 프로그램을 하거나 발표를 하다 보면 거의 쥐락펴락하는 수준의 사회자역할을 하기도 한다. 근데 경기도로 올라가 보니 나는 명함도 못 내미는 정도의 외향형이었다. 물론 내 외향 에너지는 친한 친구들은 내가 얼마나 왈가닥인지는 알겠다만 나도 회사생활하면 점잖은 편이거나 나이가 들어가니 또는 대상자분들에게 진심 어리게 얘기를 듣다 보면 나도 숙연해져야 해서 기분변화 모드가 같이 바뀌게 된다. 대학시절 학부 때 정신건강수업에서 강조하셨던 건 공감이지 동감이 되면 안 된다고 하셨다. 그게 아마도 역전이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여자 동기도 카톡으로 자살시도자 분들에게 너무 동감하지 말라고 위로 카톡을 보내주기도 했다. 그들 앞에서 나는 행복하면 안 될 것 같고 같이 울기도 하고 잘 되었으면 하기도 바라고 그랬다. 듣다 보면 이런 얘기를 내가 들어도 될까 싶을 정도로 나는 정신과 의사가 아니기에 어떻게 답변을 해드려야 할지도 아무리 이론을 떄려 박고 내가 수백 번 책을 읽는다 한들 그들에게 충분한 위로의 말, 나도 그 심정을 안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사회 전체 문제가. 그 사람의 탓이 아닌 사회 문화가 조성되어 버렸단 걸 알아버리게 됐다. 저연차에는 배우고 어려운 일이 떨어지지 않길 바라지만 연차가 차면 피하지 못하고 즐겨야 하는데 즐기지 못하게 된다. 책임이라는 게 딸려 온다. 하지만 늘 자살실무진들이 명심해야 할 건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기에 최선을 다할 뿐이지. 최선을 못했다면 마음의 짐이 있겠지만 최선을 다 했음에도 벌어지는 일들은 어찌 막을 수 없다는 말이다. 다만, 막을 수 있는 일은 막아야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나는 그랬다. 무지해서 그 기회를 놓치는 거라면 혼자 공부해서 될게 아니라 다 같이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대통령만 세상을 망치나? 아니던데. 국민 전체가 생각을 바꾸고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걸. 백날 떠들어대도 바뀌는 게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왜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할까? 수족관에 물고기들은 3일에 1명씩 세상을 등지는데 그 수족관의 수질관리 또는 왜 물고기가 왜 죽어가는지는 살펴보지를 않고 계속 새끼 물고기만 집어넣을 계획인가? 도대체 가방끈들은 어떻게 길게 만든 것인지 지나가는 천 때기를 갖다 억지로 붙인 건지. 정작 피부로 와닿지 못했겠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실제 두 눈으로 보지 못한 사람들은 억지로 멱살이라도 잡아다가 보여줘야 할까? 잘 모르겠다.)



(* 동료와의 잡담 나도 너무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만 할 수 없다. 할 일은 끝내 놓고, 자투리 시간에 떠들어대도 좋지만. 대의를 도모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책임의 잣대와 기준이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잡담보단 놓친 이야기들은 없는지. 어떤 걸 더 개선해줘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자리고 위치라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한다. 원래 위로 올라갈수록 외롭고, 고민은 더 많고, 익어가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하급 직원들과 육체노동자들도 8시간 근무 중에는 신문을 보거나 잡담을 하거나 딴전을 피우지 않는다. 잠담하는 시간은 자동으로 노동시간에서 제외되도록 하는 전자 카드를 근로자 개개인이 착용토록 하는 유명 기업들이 부지기수다. 반면 한국 근로자들은 일을 하는 건지 노는 건지 알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별 볼 일 없다고 지적한다.



(* 나는 한국이다. 오늘 아침을 먹으면서 나에게 중국인이냐는 말을 들었다? 도대체 내가 만나는 사람도 그렇고. 나는 토종 한국인인데 다들 어떤 모습을 보고 그럴까? 중국=공산주의=무지출(?) 내 행색을 보고 하는 말인가? 나는 1억을 모으기 위해서 절약모드로 바꾼 건데 참 이렇게 사람이라는 게 겉모습에 비치는 것들로 판단들을 하니 기가 찰 노릇이지만. 어쩌랴. 부연설명 없이 오해가 생기는 부분들이 있으니 설명할 의무는 없지만 설명하는 게 돈 드는 게 아니니까 말해본다. 나는 여행을 갈 땐 내가 가고 싶은 숙소는 30만 원이 넘어도 가는 편이고, 그렇다고 컨디션이 안 좋은 숙소를 이용 안 하는 것도 아니다. 다 쓰러져가는 곳에서도 잘 잔다. 친구랑 여행 갔을 때도 장기밀매만 안 되는 곳, 그 정도로 허름하고 안전이 위협되는 곳 아니고서야 게스트하우스고 어디고 심지어 나는 내 경차 모닝차량에서도 잘 잔다. 2023년 시흥시 근무 시 술이 너무 먹고 싶은데 직장 사람들하고는 술 먹으면 일 얘기에 실수가 오갈 수 있으니 친구랑 먹고 싶어서 천안까지 왔고, 그다음 날 출근인데 대리비 9만 원을 지불해서 병원 주차장에서 자버렸다. 그 당시 내 오피스텔 비밀번호가 안 열리더라. 누가 바꿨나? 그때 오피스텔 CCTV를 싹 다 돌려봐서 찾아볼까 싶기도 했는데 기력이 없었다. 그 오피스텔은 기사도 나오고 아주 난리부르스였다. 집에 문제가 생기면 출근해서도 골머리가 썩고 퇴근해서도 쉬질 못한다. 아무튼 1분 지각해도 깜지를 썼던 곳, 1분 지각해도 넘어가는 곳 다양했지만. 내가 심적으로 힘들 땐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어서 아직 일할 때가 아닌가 보다 하고 재 퇴사를 하긴 했지만. 그 뒤로는 그냥 뇌를 빼고 다니는 것처럼 보여도 일할 땐 부여잡고 해야 할 건 하면서 했는데 그렇게 안 보였다면 어찌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때 당시 여자 동기는 내 상태를 어느 정도 알고 있을 텐데 그 와중에 면담을 진행하고 기록하는 내용을 보고는 "정 회장 힘든데도 어떻게 면담을 진행한 거야."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때가 부천시 어디 모 공원에서 오랜만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였다. 내담자가 그 지역 병원으로 이관이 되면서 이야기가 나눠지게 됐다.



내가 배운 게 어디 가겠나 싶은 것이다. 내가 힘들어도 내 내담자로 배정이 되었으면 책임은 져야 할 것 아닌가 싶었고, 그냥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내가 볼 땐 그분의 위험성은 높았는데 말이다. 하지만 시시때때로 변하는 사람 마음, 증상들을 어찌 예측할 수 있을까? 내가 볼 땐 위급해도 다른 전문가가 볼 땐 또 다를 수가 있다는 걸 그러니 케이스콘퍼런스나 회의는 자주 해도 너무 소모적이지만 중요한 건들은 계속 돼서 업데이트되고 데일리로 공유되어야 한다는 걸 그게 집중관리-유지관리-? 또 뭐였더라. 엠에스 기재도 안 한 지 오래되니 까먹었지만. 관리도 한 달에 한 번, 일주일에 1번 뭐 이렇게 분류된다. 아무 생각이 입력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증상과 현재 상태를 고려해서 매번 업데이트가 되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글을 쓰다 보면 이게 기승전결처럼 이어지는 건가? 싶은데 문학작품은 아니고 그냥 못했던 말들을 남긴다고 생각하고 읽으면 된다. 어떤 독자는 중구난방이라고 하던데 당신을 위해서 쓰는 글은 아니고 나를 위해서 쓰는 글인지라. 구독 좋아요. 돈 주세요 하는 글도 아닌지라. 그냥 무료로 보는 것에 즐겼다 가시면 된다. 에효 연예인이고 작가고 까탈스러운 독자는 진짜 콱그냥 딱밤한대를 때리고 싶다. 누군가 무엇을 할 땐, 그 사람이 그냥 하는 것처럼 보여도 쉽지 않다.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걸 왜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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