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높은 지위에 오르고 싶다면(1)-세이노

인테그리티 (진정성,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

by 쏘리
세이노의 가르침 표지.png



P. 186

look for 살펴보다. hire 고용. intelligence 지능. energy 열정

우리는 사람을 고용할 때 3가지를 살펴본다. 지능이 있는지 선도력 또는 열정이 있는지 그리고 인테그리티(진실성,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상태) 있는지를 살펴본다. 인테그리티는 없는데 지능과 선도력을 갖고 있는 자들은 회사를 망칠 것이다. 왜냐면 인테크리티가 없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은 직원들이 게으르고 멍청해지기를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 경기도 화성시로 올라가서 위기대응팀을 할 때 팀장님이 강조하셨던 많은 단어 중 진실성,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태어나서 가장 많이 들었던 시기였다. 정프로라는 별명을 붙여주시고, 모든 100점 만점에 500점이라던 무한 칭찬과 격려와 조언을 아낌없이 해주셨다. 당근과 채찍을 아낌없이 주셨다고 말할 수 있다.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팀에 1인 몫은 하고 싶었고, 선배들 사이에서 막내역할을 해내고 있나 싶었고, 해당팀에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았을 때 그 당시 상임팀장님이 해주신 말씀은 왜 선배들하고 너를 비교하냐. 너는 너 동기들이랑 비교를 해야지. 저는 저학년인데 왜 고학년들 사이에서 머리를 싸매고 있냐 해주셨고, 나는 그 말이 위로가 많이 됐다. 맞다. 그 뒤로 팀장님도 팀에서 내 역할이 몇 퍼센트여야 하는지 종이에 적으라고 하셨다. 그때 나 포함 팀 구성원은 총 4명이었고, 팀장 1명, 선배 2명 그리고 나 그렇게 10년 차 이상, 5년 차 2상 두 명 그리고 갓 입사한 내가 있었다.


그때 내가 종이에 적어서 낸 % 지분은


[팀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


팀장 - 50%

선배 1 - 30%

선배 2 - 15%

나 - 5%


내가 처음에 적어 내려 갔던 수치는


팀장 - 70%

적었다가 어? 너무 많은 수치가 아닌가?

다른 팀원들도 고생하고 있는데.

그래서 정정해서 팀장은 50%로 정정해서

나머지 역할 배분 퍼센트를 고쳐서 드렸다.


그렇다. 나는 출근해서 5% 만 해도 충분했던 것이다.

출동이 없어도. 그냥 자리만 지키고 있어도.

그날은 내 역할을 끝냈던 것이다.


그 뒤로 내가 어떤 걸 해내야 우리 팀이 매끄럽게 잘 진행될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고, 마음도 한 결 편해졌다. 그렇게 전화수가 되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우리 팀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고, 내가 모르는 건 타인도 모를 수 있으니 적어 내려 가기 시작했고, 새로 입사하는 선생님들께 인계할 자료가 업데이트되거나 수정되어 가며 뼈대가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나는 원래 정신의료기관에서 첫 근무를 했고, 근무를 하다 보니 너무 제한적인 병동 생활에 회원들과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지역사회를 겪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말로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지역사회에서 일을 해봐야 좀 더 넓게 알 수 있다는 말도 들었고, 경제적인 월급도 훨씬 세다고 들었다. 그래서 갔지만 나는 다시 염려되는 존재들을 병원으로 모셔야 하는 팀에 배정이 돼서 괴로웠었다. 다만, 응급입원, 보호의무자입원, 다 필요한 과정이고 그 역할과 과정이 이 분야에서 피할 수 없고, 빠질 수 없는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정신의료기관에서는 보호장치들이 지역사회 현장에서보다는 훨씬 더 많았다. 의사, 간호사, 보호사, 장치들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위험한 상황들이 훨씬 많다. 그래서 입사하고 받았던 호신술 교육도 기억이 난다.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기에 누군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선 본인 스스로도 안전을 지켜야 하기에 그때 선배의 낭심을 진짜 차기도 했었다. 연습도 실전처럼 해버리는 골 때리는 나란 사람. 죄송합니다.


아무튼, 이 인테그레티를 읽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게 진정성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거짓말을 죽기보다 싫어하고, 부끄러운 사람이 되는 것 또한 싫고, 중학생 때 과학선생님에게 엉덩이를 맞았던 것처럼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할 줄 알고, 그에 맞는 죄와 벌이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인다. 하지만 내가 아닌 것엔 가차 없이 아니라고 할 줄 안다. 그렇지만 살다 보니 오해와 억측들을 마주할 땐 대꾸할 가치도 없었는데 참 와글와글 떠들어대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실들을 볼 땐 연예인이나 공인들은 진짜 어이가 아리마셍 수준이 아니라 황당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그래도 나는 대꾸 안 하고 구경해 준다. 뭐 어디까지 떠들어대고 어디까지 부풀려지나. 어차피 내 인생에 크게 타격이 없다. 가끔 재밌게 놀아준다. 본인 인생이 재미없으니 그런가 싶다.


자기 인생 살기도 바쁜 세상인데 말이다. 눈뜨고 코 베어가는 세상에 전쟁터에서 휴머니즘을 찾지 말라고 하셨던 것처럼. 진정으로 타인을 위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실상 그 이면에는 자기 좋으라고, 자기에게 득이 되려고 쌓는 작업들이란 걸 알아버렸을 땐, 소름이 매우 끼쳐버렸다. 그러곤 자기 뜻대로 해주지 않으면 그 마음을 받아주지 않으면 어깃장을 놓는 행동 또한 아주 잘 봤다. 데이트 폭력이 쉽게 말해 본인 뜻대로 안 되고 헤어지면 나중에 보복하는 건데. 자기 맘대로 안 해주면 수작 부리는 게 똑같은 심리지 뭘까 싶다.


세상에 본인 뜻대로, 내 마음 = 타인 마음 일치하기가 어려운 법인데, 그걸 왜 모를까? 나라고 내 뜻대로 안 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그럼에도 나는 딱히 떼를 쓰지도, 제삼자들을 동원해서 수작을 부리지도 않았고, 그냥 나는 면전에 쏴붇이거나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도대체 얼마나 더러우면 더럽게 살았으면. 그래서 엮이기 싫어서 사라져 버린다. 덕분에 아주 좋은 맷집이 생겨버렸다. 그리고 세상이 얼마나 모순적인 지도. 내가 모순인 건 모순도 아니었더라. 그러니 세이노 저자가 참 대단하다 느꼈고, 내 말이 그 말이에요. 혼자 집에서 북 치고 장구치고 이런 사람이 있었네. 솔직히 말하면 내가 나이가 먹어가면서 정말 닮고 싶은 최적화된 어른을 만나본 적은 없었다.


완벽한 사람이 없어서 완벽하기 위해 늘 노력하는 사람과, 그냥 포기한 채 사는 사람, 또는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사람 정도만 봐왔지. 동경했던 사람을 크게 찾지 못했고, 도대체 누굴 바라보며 나는 커가야 할까 싶었다. 내 나름대로 닮고 싶은 사람들을 찾아 나섰지만 그 사이에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평생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 스쳐가는 인연들임을 알아버렸고, 시절 인연이 진짜 무엇인지를. 알아버렸고. 대학생 1-2학년 때 카이스트 대학생과 이야기 나눴던 시절인연이 뭘까 싶었는데 시절인연 단어만 알았지 몸소 삶에서 진짜 시절인연이라는 게 무엇인지를 서른 기점에 알게 된다.


그래서 좀 더 자유로워졌다. 사람관계에 그리 크게 애쓰지 않는다는 것. 나 자신의 인생에 더 집중하게 되고 진짜 내 인생을 사는 기분이 얼마나 좋은 거였는지를. 진짜 다시 태어난 것처럼 지냈고, 지금도 지내고 있고, 앞으로도 지낼 것인데 그래서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게 조심스러운 거였구나. 허들이 낮았던 내가 허들이 높아지고 어느 정도 벽이 생겼다.


사람을 좋아했던 내가 이제는 사람을 가리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그럴 수 있다. 변한 내 모습에 아쉬워할 수도 누군가는 그래 이미 진작 저렇게 살았어야지. 이제야 지 살길 잘 찾아가는구나 할 수도 있다. 그걸 이제야 알았으니 다시 고꾸라지는 일이 있어도 고꾸라지면 다시 꺼내 볼 글들도 많이 써뒀다.


그래 내가 이렇게 지나왔지. 그래 내가 이렇게 하기로 했었지. 나이 들 수록 잡아줄 누군가가 없고, 스스로가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걸 가장 최고의 선생은 본인이었다는 걸.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이 기분과 느낌과 경험을 해봤으면 한다. 내가 했다면 타인도 분명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별 볼일 없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뭐 별 볼일 없는 건 매한가지 일 수 있지만 말이다.)


(* 말과 행동이 일치되기란 쉽지 않으니 쉽게 말을 해서 안되고, 말을 했으면 지키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고. 말보단 행동으로. 그래서 연애초반이나 입사 초기나. 수학의 정석 집합 부분만 너덜너덜한 것처럼. 후반부엔 깨끗해서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리기 싫다면 부단히 애를 써야 한다. 어느 모 팀장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되어가는데 어떤 노인이 될지는 본인이 스스로 충분히 결정할 수 있다. 이왕이면 멋진 노인이 되는 게 좋지 않나? 나는 그러고 싶다. 멋진 노인이 되고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세상이 원하는 기준에 맞추어 일하라(1) - 세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