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양이 아니어도 괜찮아.
이 세상의 가장 찬연한 아름다움은
너를 품은 순간의 속삭임이니까.
너의 지문 끝 닿음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따스함으로도
겨울의 긴 밤을 녹여내리라 믿으며.
세찬 기운이 길을 막아설 때,
그 속에 꺼지지 않는 미소가
네 귓가에 조용히 스며들기를 바란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섬세한 자국이
너의 지친 어깨를 어루만지고
길을 잃은 마음을 이끌어 주기를.
내가 불씨라면,
그 불씨는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는
가장 조용한 구석에서 피어난다.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아도
그 속에서 너의 지나온 발흔을 비출 작은 온유로서
늘 너의 곁에 남아 있겠다.
햇살은 찬연하지만 사라질 때가 있고,
달빛은 차갑게 빛나며 멀리 있지만,
나는 네 손안에 깃드는 작은 불씨가 되어
늘 같은 자리에서 너를 품으리라.
네가 지나온 시간은 숨가람 같고,
다가올 순간은 아침의 고운 가랑비 같더라도,
내가 너와 함께할 수 있다면
우리는 세상의 테두리에서도
가장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겠지.
내 따스함은 너를 위한 형체화된 숨으로 피어나고,
그 형체화된 숨은 너의 슬픔을 감싸 안으며
차디찬 세상의 구석에서조차
너의 마음을 녹일 터이니.
네가 눈물 흘리는 밤이면,
내 불씨는 너의 곁에서 타오르며
그 눈물을 마르고 잊혀지게 할 것이고,
네가 웃음 짓는 날에는
그 미소를 더욱 부드럽게 감싸며
하루의 마무리를 아름답게 채우리라.
불씨 하나로도 충분한 이유는
네가 나를 바라봐 준다는 것,
너의 가슴에 작은 열선을 새긴다는 것,
그 모든 것이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선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나는 네 발흔을 따라 머무르며
네가 쉬어가고 싶은 순간마다
잔여로 너를 안아줄 것이다.
이 길의 마지막이 무엇이든,
우리의 남김은 그곳에서도
서로를 잃지 않으리라.
작은 불씨 하나가
너의 마음 속에서 타오르며
너를 위한 위로와 사랑이 되기를,
그렇게 나는 늘 네 곁에 머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