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기 전의 가장자리에서 느리게 전해지는 소리,
밤이 남긴 마지막 흔미가 창가를 스친다.
그 위로 너의 눈꺼풀이 가만히 떨며,
아직도 꿈의 언저리에 서 있는 너를 바라본다.
아침은 언제나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너와 함께할 때, 모든 날이 첫날처럼 느껴지니까.
눈앞에 펼쳐진 하늘은 희미한 푸름으로 번지고,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가지의 미묘한 움직임은
마치 오래된 비밀을 전하는 듯하다.
나는 그 부드러운 속내를 따라가다,
너의 손끝 위에 머무른다.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그 담백한 감촉에
이 계절의 아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너와 함께 맞이하는 아침은
세상의 가장 깊은 정적 속에서 시작된다.
말 없는 시간이 가지 끝에 매달리고,
이마를 스치는 공기는
지난 날들의 옅어진 향모를 조심스레 닦아준다.
나는 너를 바라보며 깨닫는다.
어떤 사랑은 아무 말 없이도
모든 것을 전할 수 있음을.
너의 미묘한 들숨을 따라 내 마음도 움직인다.
그 부드러운 떨림은
아침 공기 속에 퍼져나가며,
우리 둘만의 세상을 만들어낸다.
세상이 잠시 멈춘 듯한 이 순간,
너와 나, 단 둘만의 존재가 된다.
아침이 우리를 감싸며 시작될 때,
나는 너의 눈 속에 담긴 고운 웅덩이를 본다.
그 초대는 나를 안으로 이끌고,
나는 그 안에서 나 자신을 잃는다.
아니, 잃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처음으로 나를 찾는다.
너의 손바닥에 스치는 이른 날의 따스함이
이마 위를 지나갈 때,
나는 알게 된다.
기적은 먼 곳에 있지 않다.
그것은 네가 웃을 때의 미소 속에 있고,
네가 나를 바라볼 때의 그 차오르는 시선 속에 있다.
매 순간이 기적처럼 쌓여간다.
너와 함께 걷는 길 위에서,
땅 위에 남긴 옅은 흔향들은
그저 가벼운 흐릿함일 뿐이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쌓아 올린 모든 순간이 담겨 있다.
이 길이 어디로 이어지든,
나는 너와 함께 있기에 두렵지 않다.
너와 맞이하는 아침은
단순히 하루의 시작이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탄생이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삶이다.
나는 너의 손을 잡고
세상의 모든 제약을 넘어선다.
이 아침, 네 자태 속에 나는 머문다.
너의 감촉이 내 안에 스며들고,
너의 미소가 내 마음을 일으킨다.
나는 기도한다.
이 순간이 사라지지 않기를,
아니, 사라진다 해도
우리의 마음 속에 길이 머물기를.
기적은 매일 반복된다.
너와 함께 눈을 뜨는 이 순간,
너와 함께 나눌 수 있는 작은 행복,
그리고 너라는 존재 자체가
나의 하루를 밝혀준다.
나는 감사한다.
너와 함께 맞이하는 이 기적의 아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