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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물 Oct 04. 2022

공간에 대한 사랑, 행복

꼼마 카페 , 이촌동 노들섬


돌아봐도, 지금을 바라봐도 나 김물은 공간에 대한 행복을 잘 찾고 느끼는 것 같다. 요즘 준비하고 있는 독립출판도 '공간'의 행복에 대한 것이며, 내 일상을 봐도 나는 '공간'에 대한 애착이 크다.


공간을 보내지 않고 그 공간에 속한 나를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된 것은 오래되었지만 그런 나를 완전히 인지한 것은 올해 여름부터이다. 시작은 망원동에 있는 '카페 꼼마'를 발견하고부터이다. 카페 꼼마는 문학동네에서 운영하는 북카페인데 망원동뿐만 아니라 여러 지점을 두고 있다. 그곳을 사랑하게 된 이유는 그곳에 온전히 속해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은은한 조명, 편한 소파, 마음껏 볼 수 있는 좋은 책들, 맛있는 커피 등 지금 이곳에 있는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바라보는 자신은 자신 하나가 아니라 그곳에 속한 자신이다. 소파에 편히 기대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살짝 낮잠도 자는 나를 내가 기억하게 된다. 온전한 시간을 다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어딘가를 다녀왔어'가 아니라 '그곳에 나를 담고 왔어'가 된다. 그때부터 그곳과 나는 별개가 아니다. 서울에 가면 항상 그곳이 생각나고, 시간을 내서 잠깐이라도 들린다. 나는 주 생활을 청주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그곳을 자주 못 가서 아쉬웠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그곳의 물건을 내가 가지자'였다. 그곳에서는 검정 배경에 흰 글씨가 쓰여 있는 에코백을 팔고 있었다. 처음에 볼 때는 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그곳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면서 그곳에 가지 않아도 그곳에 대한 애정을 무한대로 확인하고 싶어 졌고, 결국에는 에코백을 샀다. 그리고 지금 내가 매일 들고 다니는 가방 중 하나가 되었다.


공간에 대한 행복이 중요한 이유는 그 행복이 공간에서 끝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점점 내 일상으로 들어오고 내 일상의 색은 다양해진다.


또 말하고 싶은 공간은 서울 이촌동에 있는 '노들섬'이라는 곳이다. 한강 공원인데 먼저 말하기에 앞서 내가 노들섬에 대해 쓴 기사를 첨부하겠다.


처음 노들섬에 갔을 때 그곳과 사랑에 빠졌다. 사랑에 빠진 이유는 위와 같은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곳을 다녀온 후 일상 속에 대한 마음이 더 크다. 그곳을 떠올렸을 때 위로와 여유를 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의 공간은 이렇게 그 공간에 속해있지 않을 때조차 나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는 공간인 것 같다. 또는 내가 무언가 줄 수 있는 공간도 될 수 있겠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위로가 되는 사랑의 공간. 노들섬과 카페꼼마가 그렇다.


그리고 나 김물은 의도적으로 나의 공간들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수곡동 우리 집도 더 나의 취향을 담으려 노력하고, 카페 하나를 가더라도 그곳의 인테리어와 커피 맛과 노래를 열심히 듣는다. 그리고 기록한다. 어떠한 점들이 나를 끌었는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카페도 아마 나의 공간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만 원짜리 작은 텀블러를 하나 구입했다. 다음번에 올 때는 이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마셔야지.  사랑하는 것들을 하나둘씩 늘려가고 있다. 그래서 내가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나 보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부산, 노들섬, 카페 꼼마, 수곡동 우리 집 등등. 앞으로는 더 늘려서 내 삶의 색감을 쨍하게 만들 예정이다. 좋아하는 것이 많아지면 그만큼 더 많이 볼 수 있다. 내년 이맘때쯤 나는 좋아하는 것들이 얼마나 더 늘어나 있을까 기대된다. 사랑을 하고 낭만을 가져야지. 김물 그 자체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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