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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물 Oct 15. 2022

공부, 왜 해?

공부란 무엇인가

과거의 나에게 공부란 안심이 되는 수단이었다. 중학생, 고등학생 때 친구들과 놀고 있을 때면 항상 공부가 신경쓰여 마음이 불편했었는데, 그 때마다 독서실 가서 공부 할 나의 모습에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책상에 앉아 책을 피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물론 대학에 가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때까지 나에게 공부란 대학에 가기 위한 공부가 전부였다. 공부를 좋아해서 안심의 수단으로 여긴 것은 아니다. 그저 잘 보이지 않던 앞날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주는 것이 독서실 안에서의 공부 였던 것이다.


2022년 대학교 3학년 2학기를 다니는 나 김물에게 공부란 무엇일까. 요즘 롱블랙 노트를 매일 아침마다 읽고 있다. 그리고 오늘의 노트는 건축가 황두진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 노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순수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공부가 가장 좋은 공부예요. 그리고 주제를 제한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결국은 다 연결이 되게 마련이에요.


순수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공부가 좋은 공부라는 말도 좋지만 나는 '가슴뛰는  공부'라고 말하고 싶다. 한자 한자 읽을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머리가 반짝이는 그런 공부 말이다. 공부를 다 하고 잠깐 쉴 때면 '아 해방이다'가 아니라 '아 아까 그래서 그게 뭐였더라?' 하며 다시 한번이라도 보게 되는 행동도 수반하는 그런 공부말이다. 외우고 압박감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공부가 아닌 내일 공부할 것이 궁금해지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호기심' ,'집착' ,'사랑'이 준비되어야 한다. 

나에게도 그런 공부가 있었다. 첫 시작은 2018년, 2019년에 한국지리와 세계지리를 공부할 때이다. 그리고 두번째 시작은 바로 요즘이다. 





많은 사람이 세상만사를 이해타산적으로 인식합니다. ‘뭐가 궁금하다’고 말하면 대개 두 가지 질문이 따라와요. ‘그거 배워서 뭐 할 건데’ 아니면 ‘그걸 배우면 돈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
이해타산적인 공부로는 올라갈 수 있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다음 단계로 가려면 스스로 재미가 있어야 해요. 아는 것 자체가 좋아서 쌓아간 공부는 두뇌 여러 부분을 잘 마사지합니다. 그게 어느 순간 상상력과 직관으로 이어지는 거예요.



처음에 교대 공부가 아닌 다른 공부를 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했던 말씀이 있다. "그거 돈도 안되는거 뭐하러해"  


나는 말문이 막혔다.


'뭐 하려는 목적이 있어야만 공부를 하는걸까? 그럼 순수한 궁금증은 어떻게 해결하지? 나는 지금 이게 너무 궁금한데, 너무 해결하고 싶은데, 이걸 생각만해도 설레는데' 


그래서 무작정 할 수 있는 공부의 수단은 다 꺼내었다. 마케팅 관련 책을 읽고, 유명한 뉴스레터는 구독하여 매일 매일 읽고 생각을 정리하고, 마케팅 독서모임까지 들어갔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지금 처럼 자주 기록하며 나를 돌아본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하나의 발견을 했다. 처음에는 '마케팅'에 있던 나의 관심이 본래 취미였던 글쓰기와 합쳐지다 보니 '에디터'를 향한 관심으로 퍼진 것이다. 처음에는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공부이지만 점점 이러한 호기심과 사랑, 집착이 내가 살아갈 길도 만들어준다. 덕업일치를 위해 어떠한 것을 미치도록 좋아해보라는 정혜윤 작가님의 말이 통했다. 

목적 없는 공부가 어느순간 하나의 결과, 길을 만들었다. 이러한 기세를 더해 마케팅 서포터즈에 이어 매거진 에디터로도 지원하여 활동하고 있다. 본래 마케터 지원을 할까 고민도 했었지만 내가 그동안 그려오고 갈증했던 부분, 지금 내가 길러야할 부분은 에디터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만약 내가 지금 공부를 이해타산적으로만 여겼다면 지금의 김물이 존재했을까? 지금 내가 속한 교육대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를 모른척 했다면 지금의 나는 20살의 나와 달라진게 없었을 것이다. 공부를 그저 안심의 수단으로 여겨왔었을테니. 


이것 저것 궁금한 것은 다 공부해보는 요즘, 아는 것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이렇게나 와닿을 수 없다. 아는게 많아질 수록 세상과 그만큼 관련 있어보이는 요소들이 잘 보인다. 이것 저것 연관시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드는 기회가 더욱 더 잘 찾아온다.


서울 집 아파트 상가에 '키즈골프학원'이 새로 생겼다. 처음에 보았을 때는 '음? 갑자기 키즈골프? 저게 잘 되려나?' 싶었다. 그러나 며칠 전  MezzoMedia의 밀레니엄 세대 리포트를 읽고 그 학원이 생긴 사회적 배경을 이해하게 되었다. 밀레니엄 세대가 부모가 된 시대가 왔다. 그들은 일과 육아의 성공적인 병행 추구, 가치소비 추구, 가족지향적 소비 추구, 높은 디지털 친밀도를 보유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유년기를 보냈기에 폭넓은 교육과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왔고 이러한 배경은 부모가 된 그들이 그런 경험을 자신의 아이와도 나누고 싶어하는 경향성을 낳았다. 본래 성인에게만 소비가 이루어졌던 골프도 그 예이다. 자녀와 함께 골프를 즐기고자 하는 부모를 겨냥한 어린이 대상 골프 레슨 프로그램이 포함된 수박 페키지가 출시되는가 하면 평범한 여행 어플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포함되어있는 여행 어플들도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명품 브랜드에서의 키즈 패션의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이해하니 아파트 상가에 생긴 '키즈 골프학원'이 새삼 사회의 흐름을 잘 탄 트렌디한 학원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그냥 그 학원을 보고 지나치는 것과 어떠한 트렌드를 이해하고 트렌드와 엮인 실물을 보는 것은 천차만별이다. 


관심 갖는 모든 것을 공부하다보면 이번처럼 뭐라도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에 확신한다. 혹은 결과물이 바로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두뇌 속 폭은 넓어질 것이다.


그리고 실패 failure을 두려워하지 않아야한다. 실패를 많이 했다는 것은 내가 100프로 성공하지 못할 것을  시도해보았다는 것이며 이것 자체로 큰 배움을 얻는다. 실패를 하다보면 도전이 두렵지 않다. '그래 해보자. 실패하면 어때? 100프로에 도달해야만 성공이라면 90프로까지만 도달하면 실패이지만 90이나 얻는거잖아' 


나 김물을 도전의식이 강하고 모험적인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모든지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해보는 나 김물이다. 더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하고 사랑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갈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자, 앞으로 나아가자, 젊은 나의 영혼이여 찬란하게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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