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끝나갈 즈음,
대입 수시 합격 발표가 나온다.
합격 인증 사진이 떠오르고,
유명한 이름들이 반복된다.
자랑을 가장한 사진들.
물론, 자랑할 만한 일임은 분명하다.
아이를 고등학교에 보내며 알게 되었다.
대학에 간다는 것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긴 시간의 관리와 반복이라는 것을.
그래서 이 사진들을 가벼운 축하로만 보기는 어렵다.
내년이 입시인 나는
아이의 성적을 알고 있다.
서울대는 현실이 아니고,
그 아래의 이름들조차 확신할 수 없다.
바람이 있다면 집에서 가까운 곳이면 충분하다.
언제부터인가
자식의 자랑은 대학 간판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대학은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삶은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으니까.
아이의 노력은 자랑이 된다.
그러나 아이의 대학은 자랑이 아니다.
그래서 나의 자랑은 다르다.
말하지 않아도 집안일하는 아이,
삶의 기본을 외면하지 않는 태도.
수학 공식과 영어 단어는
살면서 필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 몫의 삶을 책임지는 자세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부모가 알려줘야 할 것은
좋은 대학이 아니라 삶을 견디는 태도다.
좋은 대학을 향한 욕망과 그 욕망을 감당하는 노력,
그 과정이야말로
가장 먼저 축하 받아야 할 자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