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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영 Apr 13. 2021

브런치에도 살랑 봄바람이 불었나?

한 달  브런치에 들어와 통계에 있는 조회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조회수가 가장 많은 날이 60명대였었는데 그날은 360명이 넘어 있기 때문이다. 확하게는 369명.


처음 드는 생각은 '헉'이었고, 그다음 생각은 '어머나, 내게도!'였다.


처음 브런치를 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쓰는 것보다 다른 작가님들 글을 즐겨 읽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러다 다른 작가님들 글에서 브런치가 신인 작가들에게 친절하다는 내용을 몇 번 읽게 되었다.

기준은 모르겠지만 신인 작가들의 글을 다음에 노출시켜 준다는 거였다. 그래서 하루 만에 조회수가 엄청나게 치솟는다는 거였다.


나는 내심 내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 그런데 나의 통계는 늘 참으로 정직했다. 글을 쓴 날을 기준으로 하루, 이틀 정도 조회수가 높아지고 다시 낮아졌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부터인가 내 글이 노출될 거라는 기대조차 하지 않게 됐다.

 

그런 일이 내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경우의 수도 꿈꾸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니 조회수가 높은 날은 60을 찍기도 했다. 점점 늘어나는 조회수를 보며 나는 사실 이것도 기적 같았다. 느린 걸음이지만 꾸준히 쓰고 있는 내가 기특했고, 나의 글을 찾아 는 분들이 늘어 실에 감사했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처음 브런치에 글을 보내고 기다릴 때의 그 떨림과 초조함과 간절함을.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게 되기만 해도 이번해에 나는 글쓰기에 큰 걸 이룬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 그 마음을 떠올리며 나는 더욱더 천천히 내실 있게 크고자 마음먹었다.


랬는데 한 달 전 내 글이 어딘가에 노출이 되었고(찾기가 힘들었다), 조회수 300이 훌쩍 넘었다.


그리고 그 일이 오늘 또다시 내게 일어났다.


처음 노출이 되어 날 놀라게 만든 글은 내던져진 양말에서 사랑을 느끼다였다. 나도 노출 기준을 모르기 때문에 제목이 호기심을 유발하기 좋아서 그랬나 하고 각했다.


그런데 두 번째 노출이 되어 조회수가 300을 넘으니 오히려 기준을 추측하는 게 더 아득해졌다.

두 번째 글이 생후 8개월, 두 번째 원더 윅스를 겪으며였기 때문이었다. 제목만 보면 원더 윅스를 모르는 분들이 더 많아서 그분들께는 호기심을 유발할 거 같진 않은데 무슨 기준이지 싶어 졌다.

 

그래도 다 상관없었다. 그저 어딘가에 노출이 되어 오늘 내 글 많은 분들이 읽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글을 쓰는 데 있어 힘 빠지지 말라고 당근이 내게 주어졌고 난 그것을 받아 들고 맛있게 먹고 있었다. 봄이라 그런지 당근은 참 달고 맛있었다.


브런치를 하면서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들이 많다. 수준 높은 작가님들의 글을 읽을 수 있어 감사하고 또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늘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그리고 따뜻한 말을 건네주시는 분도 정말 감사하다. 


자주 뵙는 작가님들은 더 친근하게 느껴져서 얼마 전 나는 한 작가님에게 메일을 보내려다가 마지막 순간에 취소를 눌러버렸다는 걸 살며시 고백하려 한다.


내가 준비하는 공모전들이 몇 개 있었는데 내가 보기에 너무 잘 쓰는 작가님이라 내면 붙을 것만 같아서 공모전을 알려드리려 했었다. 그런데 나보다 훨씬 잘 쓰시니까 단발성 작은 공모전보다는 장편이나 큰 공모전을 준비하고 계실 거 같았다. 괜히 내서 내 메일을 읽느라 목표가 분산되고 시간을 비하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소심해진 나는 보내기 대신 취소를 눌러 버렸다.  


브런치를 하며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며 응원하면서 나아갈 수 있는 분들이 생겨서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듬직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은 가벼워진다.


앞으로도 한 달 전 그날이나, 오늘처럼 내 글이 다음이나 SNS에 노출되는 행운이 올진 모르겠다. 


또 와도 좋겠지만 지금 이대로도 좋다.

내실 있게 차근차근 느리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지금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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