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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영 Jul 24. 2021

비싼 화석은 될 수 없지만.

자작시. 잠투정

어른의

단어로는

이 떼어지지 않아

입을 크게 벌리고

성대를 떤다.


잠자는 걸

할 줄 몰라

목을 뒤로 젖히고

몸을 베베 꼬

울음을 터뜨린 게 아니다.


아기도 자신만만하다.

선잠이면 열백 번도 더 지.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잘 수 있는지

온몸으로

도움을 청하는 거다.


자지러지는 울음

찢어지는 울음

서럽게 폭발하는 울음.


나 지금 편하지가 않아요.


날 좀 안심시켜 주세요.


내게 제발 편안한 세를 알려 주세요.


는 그때마다

다른 이야기를 건넨다.


엄마는 애타는 마음으로

안았다

어르다

업었다

어르다


결국

의 편안함을 찾아준다.


바늘처럼

귓속으로 박히던

울음의

이가 빠다.


손발이

힘없이

늘어졌다.


고른 숨소리.


아이의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과


등이 흠뻑 젖어

옷이 등짝에 달라붙은

엄마 만이


비싼 화석은

될 수 없지만,


잠투정의

산 증인으로 남는다.


둘은 누구보다

강하게

동여매 져 있다.


온통 헤집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잠든

아이를

바라보다


떨어지는

꿀에

기름져

달라붙는다.


씻을 시간도 없이

따라 자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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