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한 번도
엄마를
온전히 네 것으로
가져본 적이 없지.
나눠가지는 게
숙명이 되어버린
너에겐
엄마가 부재중일때가 많을텐데
얼마나 어떻게 잘 해줄 수 있을지
늘 걱정하고, 고민해.
그런데
그 고민이 무색해질만큼
넌 내가 마음에 드나봐.
엄마를 보며 늘 가장 밝게 웃어주고,
엄마가 시야에서 벗어나기라도 하면
세상에 전부를 잃은 듯 서럽게 울어.
밤이면 엄마를 더 찾아.
어젯밤에도
아빠 품에 안겨 서럽게 울던 너였는데
형아를 재우고
내가 안아 드니
우느라 눈도 감고 있었으면서도
어떻게 알아챘는지
울음이 딱 그쳐버렸어.
세상에서 가장
풍부한 언어로
옹알이를 할 때도
그 작고 사랑스러운
손을 빨고 있을 때도
초롱초롱한 두 눈은 언제나 엄마를 향해있지.
엄마는 그런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 견딜 수가 없을 지경이야.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너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건
처음이라
또 세상이 반으로 툭하고
갈라지는 것만큼
놀랍고 신기하고 경이로와.
오늘 네가 매트에서
모로 누워 자고 있으니
형아가 가서
네 머리에 좁쌀 베개를 대주고
이불을 살포시 덮어주더라.
처음 보는
광경에
엄마는 추운 겨울이라는 것도
잊을 만큼 따뜻해졌어.
너는 한 번도
엄마를 온전히
가져보지 못했지.
그런데 형아는 말이야.
대신 이렇게 멋지고
듬직한 형아가 없었어.
넌 태어나기 전부터
멋진 형아를 가졌어.
형아는
엄마보다
어쩌면 더
너를 아끼고 사랑하게 될지 몰라.
네가 내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을 털어놓을지도 몰라.
물론 엄마도
이 세상 어떤 것을 줘도
너와는 안 바꿔.
네가 지금까지
내게 웃어준 만큼
네가 지금까지
내게 웃음을 준만큼
다시 주려면
아마 평생을 줘도 모자랄 거야.
그만큼
넌 내게
줘도 줘도 모자란 존재고
그 무엇도 아깝지 않은 귀한 존재야.
아직도 두 번째
손가락을 맛있게 빨아
귀여운 너는
곧 첫 번째 손가락의 맛을 알게 돼
첫 번째 손가락을 빨게 되겠지.
너는
하루아침에
천지가 개벽 하 듯
혼자 앉고
혼자 짚고 일어서며
하나하나 성장해나갈 거야.
그런 네가 너무 아까워.
아직은 한 팔로도 안을 수 있는 네 모습이.
기어 다니지 못해 내 품이 전부인지 아는 네 모습이.
그리고 벌써 그리워.
지금 이 소중한 날들이.
하지만 너는 그때마다
아까움보다
그리움보다
더 크게
기쁨과 감격을 안겨주며
무럭무럭 자라나겠지.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채워주겠지.
그래서 너의 성장이 무척이나 기쁠 것 같아.
소중한 네가
내게 와줘서 고마워.
내 아가가 되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