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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영 Feb 02. 2021

행복이와 아빠

반려견

우리 집 멍멍이는
행복이다.
그래서 언제나
해피하다.

다다다 다다 하면
소파에서 아빠방에 가 있고,

다다다 다다 하면
베란다 문에서
소파로 가있다.


사람 옆에 와서

드라이버처럼

고개를 흔들며

파고드는 걸 좋아한다.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자꾸

배달 오신 분과

엘리베이터를 타려 한다.

곱슬한 털 사이로
손을 넣어 만지면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이 느껴져
나도 함께 따뜻해진다.


포동포동하고

매끄러운 살결은

행복이를 향한

아빠의 지독한 사랑이다.


남들은 무거워서

안기도 버겁다는데

아빠는 추울까봐

털을 깎지 못 털 무게라

정말 억울하단 듯한 표정을 짓는다.

목욕시킬 때 물만 닿아도

홀쭉해진다고 한다.


억울해 하면서도

그 자리에서 물을 묻히는

모험은 하지 않는 아빠 보며

나는 웃음이 나고

행복이 든하고.

가루로 된  천마차가 든 박스를
바닥에 두고
자고 일어났을 때
행복이는 그걸
뜯어먹고 있었다.
가루를 온 바닥에 묻히고
날리며.

그때도
행복이는
행복해 보였다.
침이 묻어
앞발에 달라붙은
가루를 핥으며
몹시 맛있어했고,
행복해했다.
하루 종일
먹을 간식을
준비해둬 신이 난 것처럼.

그런 행복이를
보고 있으면
피식 웃음이 나며
나도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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