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늦여름,
습한 공기 밟고도
하늘을 나르던
방아깨비가
몸집이 커졌다.
펄쩍펄쩍
메뚜기 익는 소리에
누런 벼들이
고개 숙여
귀를 기울인다.
서로가
간지러운지
살랑거리는 벼.
때가 되지 않은
열매는
떫디 떫어
혀가 굳는다.
굳어버린 시멘트처럼
메말랐던
여름 공기가 걷히고,
때가 된
가을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떨어진 은행은
밟는 순간,
기어코 따라붙어
코를 쥐게 만든다.
그새
가을도 붙어 왔나 보다.
문 밖,
노을보다 붉게 물든
단풍이 잔뜩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