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의 쉬어가기

나의 일상 돌아보기

오늘 아침은 한숨 쉬어가기로 했다. 겁쟁이가 벌려놓은 몇 개의 일들이 조금씩 엉켜버리더니 내 몸도 더 이상 소화가 안 된다고 내뱉어버렸다. 여러 가지 수업을 듣다 보니 나의 일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 아이들 과제와 일정 챙겨주기, 집안일 등 가족들이 제일 먼저 영향을 받았다. 널브러진 세탁바구니와 얼룩진 주방타일을 보고 있으니 한숨이 나왔다.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마음속에서 스스로를 탓하는 질문이 계속 쏟아져 나온다.


2월부터 준비한 온라인 강의가 끝나고 나서야 새벽잠을 온전히 잘 수 있었다. 준비하는 기간 내내 '이 또한 지나가리니!'를 수십 번은 되뇌었다. 그리고 마침내 맞은 마지막 날은 의외로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지나갔다.


처음 도전해 본 글쓰기 수업은 재밌고 유익했다. 다만 글쓰기에 서툰 나는 과제 제출 당일 새벽까지 글을 쓰다가 제출했다. 그리고 수업 과정 중 브런치 작가 응모를 했는데 기대치 않았던 '브런치 작가'라는 이름을 얻었다. 나의 이야기를 대중에게 오픈하는 것이 떨리고 어찌 평가받을까 하는 두려움이 들었다. 다행히 초보 작가의 글임을 알고 평가보단 격려해 주는 듯한 '라이킷' 알람이 나의 불안감을 조금씩 줄여주었다.


문제는 정기적으로 글을 써야 하는데 '어떤 글을 써야 하나?' 하는 생각과 이렇게 내 이야기를 꺼내놓다가 '내 일기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작가들의 글을 보며 그 다양성과 그리고 생각의 깊이에 다시 한번 놀라움과 경외감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초보이기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고 나니 마음도 훨씬 가볍게 다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오늘과 내일은 독서토론 모임이 있다. 일주일에 한 권씩 읽고 이야기 나누는 수업이다. 같은 책을 읽었지만 참여자 수만큼의 리뷰가 있어서 재밌고 감동적이다. 오늘은 참가자 입장이어서 즐기는 마음으로 수업을 기다린다. 다만 내일은 발제자 입장으로 토론을 준비해야 해 마음의 짐이 있다. 늘 부족하기에 노력은 배가 들지만 4년간 꾸려온 독서회가 잘 유지되고 있으니 이것도 감사할 일이다.


오전에 이렇게 잠깐 나의 일정을 되돌아보고 생각을 정리하니 엉켜진 것이 조금은 풀리는 것 같다. 오늘의 책은 편성준 작가의 '읽는 기쁨' 이다. 책을 읽다보니 읽고 싶은 책들이 한가득이다. 소개한 책들 중 읽고 싶은 책들을 도서관 '내 서재'에 꼭꼭 담아두었다. 그리고 소장하고 싶은 책들은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 다시 할 일이 더 늘어나는 느낌이지만 내 마음은 읽을 책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충전되고 있다. 풀충전되면 다시 시작이다.

작가의 이전글봄에 먹는 쑥송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