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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규 Jul 27. 2024

창세기의 인문학 1

기획, 자료 수집, 글쓰기, 투고, pod 출판(1)

드디어 몇 년 만에 새로운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제목은 <창세기의 인문학>이고, 부제는 ‘근원으로 돌아감’이다. 분량은 거의 500페이지 정도이나, 전공서적도, 교양서적도 아닌 인문학 일반에 속하는 책이지만 주제가 세계 최초여서, 구미권에서도 통할 수 있는 새로운 프레임이라고 자부한다. 지금 뉴욕에서 영어로 번역 중이다.


판매 여부와 상관없이 독창적인 책을 출판하려는 분들에게 나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책 출판 동기와 절차를 소개하고자 한다. 교재 출판에 익숙했던 필자에겐 출판 시장의 불황과 더불어 출판사의 시장성조사의 문턱에 걸려, 결국 Pod 출판의 길을 택하게 되었다. 우선 책 구상의 동기는 다음과 같다.


연구년을 앞에 두고 귀중한 일 년을 어디에서, 어떻게 보내는 것이 학문 연구에 도움도 되고, 아이들 교육에도 좋은지 그 두 가지가 가능한 해외 대학들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연구년의 성과로서 논문이 아닌 책을 출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교양학부에 소속된 이유로 전공을 넘어서 다른 관심분야의 대학 연구소에 자유롭게 Visiting Scolar로 허가를 받을 수 있었기에, 우선 철학부가 아닌 신학부의 빈자리를 찾은 결과, 옥스퍼드 대학교와 코펜하겐 대학교의 방문 학자 자리를 알아보았다.


두 대학의 신학부에서 초청 가능성이 높았고,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종교철학 연구와 병행한 교회사 자료 수집의 두 가지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그리고 덴마크도 영어가 가능한 북유럽 국가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불시에 닥친 건강검진 결과 대수술을 받고 병휴직 일 년과 더불어 연구년까지 이 년 동안 집과 병원을 번갈아가며, 병과 싸우는 고독한 전쟁이 시작되었다. 아내가 먼저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퇴직금과 명퇴금을 합쳐, 도시 인근 산속 마을에 작은 별장을 지은 덕분에 나는 주로 그곳에서 생활하였다.


원래 포스트모더니즘 신학에 관한 책을 쓰려던 나의 시도는 죽음을 직면한 실존적 경험 속에서 <인간의 정체성 물음>, 즉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 이런 근원적 물음에 봉착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 <빅히스토리>란 책 한 권이 등장했다.

그다음에 <시간의 지도>, <총, 균, 쇠> 그리고 <사피엔스>, <창의성의 기원>이란 책이 이어서 독서록에 올라왔다. 나는 다시 1990년대 후반에서 2020년대 초반의 최신연구 성과를 담은 대표적 번역서 혹은 원서를 읽기 시작했다. 이 책들이 가진 거시적 시각들이 책 목차 구성에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교보문고에서 책 검색 후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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