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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규 Aug 05. 2024

창세기의 인문학 6

태양과 지구, 달 그리고 물

빅뱅 이후 90 억 년 경 여러 성단 중 페르세우스와 궁수자리의 큰 별 사이, 오리온자리라고 불리는 작은 팔이 갈라지는 바로 그 지점의 거대한 분자구름에서 자양분을 얻는 어린 별들이 무리 지어 있었다. 그러나 분자구름이 점차 냉각되고 속도가 감소함에 따라, 중력이 팽창력을 압도하고 물질 덩어리 주위에 더 크고 무거운 응집 중심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커다란 원반이 형성되고 그 중심에 질량의 대부분 즉 수소가 밀집된다. 은하계 내부에는 은하의 미니어처가 만들어지는데, 큰 구름 일부가 중력의 힘으로 붕괴되어 중심에서 별이 탄생하는 태양 성운이 형성되고 그 주변에는 일종의 강착 원반이 형성되는데, 이것이 이른바 원시 행성계 원반(protoplanetary disk: 갓 태어난 젊은 별 주위를 회전하면서 둘러싸고 있는 짙은 가스 원반)이다.


45억 년 전에 은하계의 주변에 태양계가 형성되며, 세 번째 별인 지구도 이 시기에 형성되었다. 원시 지구였던 가이아(Γαῖα, Gaia: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대지의 여신)는 다른 천체에서 돌고 있던 행성 테이아(Theia)가 궤도를 이탈하여 지구와 부딪치게 되는데, 테이아의 일부가 가이아의 물질과 섞이고, 일부는 지구의 인력에 의해 위성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달이다. 지구는 달 덕분에 태양에 대한 지구의 기울기가 고정되고, 이런 이유로 지구에는 안정된 기후대가 만들어졌다.

이태리의 물리학자 귀도 토넬리에 의하면 테이아가 지구를 타격해서 달을 탄생시킨 것은 엄청난 행운이었고, 또 다른 행운은 목성과 토성이 태양계 내부 행성을 보호하는 파수꾼 역할을 하여 지구가 대기권을 항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게 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이 풍부한 탄소질운석과 얼음과 먼지로 이루어진 혜성의 지속적인 폭격과 지구 내 맨틀(mantle: 두꺼운 암석층)의 형성과 더불어 이제 지구에는 생명이 탄생할 조건이 준비된 것이다.


창세기 1장 2절은 "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וְהָאָ֗רֶץ הָיְתָ֥ה תֹ֙הוּ֙ וָבֹ֔הוּ וְחֹ֖שֶׁךְ עַל־ פְּנֵ֣י תְה֑וֹם וְר֣וּחַ אֱלֹהִ֔ים מְרַחֶ֖פֶת עַל־ פְּנֵ֥י הַמָּֽיִם׃, 에레츠 하야 토후 보후 호셰크 알 파님 테홈 루아흐 엘로힘 라하프 알 파님 마임“으로 서술되어 있다. 그러나 물리학적으로 바다는 수많은 얼음 행성들이 지구에 폭탄처럼 떨어져, 내부에 수증기의 상태로 있다가, 지구가 식으면서 지상으로 올라와 형성된 것이다.


지구의 바다는 생명이 탄생하는 장소가 되었다.  이런 물리학적 설명은 <창세기의 인문학> 3부에서 물리학과 생물학을 통해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지구에 생명이 나타나기 위한 결정적 계기는 달의 형성과 물의 유입이었다. 그리고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는 두 가지 유력한 가설이 경쟁하고 있는데, 하나는 내부 발생설이고 다른 하나는 외부 유입설이다.

성경은 과학의 책이 아니다. 창세기 1장의 서사는 우주, 생명, 인간의 탄생을 과학적으로, 실증적으로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그러면 오늘날 우리는 이 서사시를 어떻게 이해해야만 하는 것일까? 다른 문화권의 창조 신화와 창세기의 서사는 어떻게 다른가? 그 서사과 도대체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이런 물음을 가진 사람이면 <창세기의 인문학>이란 책이 일종의 길잡이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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