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사리아 Mar 14. 2022

괜찮아. 그래도 괜찮아.

꼭 아프다고 말해야 할까.

꼭 외롭다고 호소해야 할까.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한데,

나는 지금 너무 만족스러운데.


비록 범불안장애 약을 먹고,

2주에 한 번씩 상담을 받아야 하지만,

그것조차 만족해.


내가 나아지려고 하는 노력이잖아.

전혀 부끄럽지 않아.

오히려 나를 칭찬해.

나는 제대로 살기 위해 언제나 내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했어.


끝이 없던, 정말 너무 컴컴한 밤.

스스로를 상처 내며 짐승처럼 울부짖던

수많은 밤을 딛고 똑바로 나를 바라보았지.


상처투성이에 너덜한 거적때기만 입고, 웅크려 앉아 울던 그 아이를 처음 만났던 때를 기억해.

가엽고 가엽어 한참을 소리 없이 바라만 봤어. 안아줄 수조차 없었지.

곧 부서질 것만 같았거든.


그 아이가 이제는 행복하다고 해.

상처는 흉이 져 영원히 그 자리에 남아있더라도, 그래도 괜찮다고 해.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알았기에,

또다시 좌절이 찾아와도 그건 실패가 아닌 시련일 뿐, 일어설 수 있다고.

나를 보고 웃으며 말을 해.


이제는 그 아이를 안아줄 수 있어.

부서지지 않을 거 같거든.


힘들어도 돼.

아파도 돼.

괜찮아.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았으니까. 앞으로도 꼭 그럴 테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사라졌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