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연구대 전체 모임
연구반 첫 만남이 있고 얼마 안 있어 월동연구대 전체가 모이는 시간을 가졌다. 날짜는 2025년 8월 19일. 출국 약 2개월 반 전이다. 서로 인사도 나누고 추후 지급받을 피복 사이즈도 측정하며 앞으로의 잠정 계획도 알아가는 시간이다. 만남은 연구소의 펭귄 세미나실에서. 월동연구대 면접실과 같은 방이었다. 면접을 통과하고 들어가니 이 공간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세미나실에 들어가고 연구반 첫 모임에서 느꼈던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전자통신, 기계설비, 전기, 중장비, 소방, 발전, 조리 전문가들 그리고 지난 호에 소개한 연구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더 다양한 직종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모이니 공기가 색다르다. 그래도 아는 얼굴이 있어 반가웠다. 아직 선발이 되지 않은 의료대원과 기계설비 대원 1명, 그리고 시간이 되지 않았던 소수의 대원들이 참석하지 못한 건 아쉬웠다. 우리 18명이 완전체가 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한 팀이 됐을 때 나오는 시너지가 기대됐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아 간단히 대장님의 축하 말씀을 듣고 총무님이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해 주셨다.
남극으로 개인짐 보내기, 직무교육, 소양교육, 위험성평가교육, 극지적응훈련 등 소화해야 할 일정이 생각보다 꽤 있었다. 월동 준비 과정에서 제일 고민거리가 “남극에는 도대체 뭘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였는데, 권장 필요물품을 엑셀 파일로 받으니 한결 수월해졌다. 앞으로 한 달 안에 거의 모든 개인짐을 준비해서 우체국 5호 박스 3개 안에 우리나라의 쇄빙선인 아라온호로 남극까지 보낸다. 뉴질랜드에서 남극으로 가는 비행기의 위탁수하물 제한이 20kg 캐리어 1개와 배낭 1개이기 때문에 아라온호로 최대한 많이 보내야 한다. 1년 치 옷, 책, 영양제, 약, 생활용품, 취미용품 등을 보내려면 쉽지 않아 보였다. 책을 많이 보낼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무게에 제한은 없고 부피만 맞추면 된다고 한다.
3-4차 선발과정으로 건강검진을 모두 통과했지만 치과 등 병원 진료가 남은 인원들은 출국 전 모두 완료하고 가야 한다. 난 매복사랑니가 있어 치과 전문의의 진단서를 받고 연구소에 제출해야 했다. 또한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다면 보낼 수는 있지만 처방전을 영문과 국문으로 모두 준비해야 한다. 운송 도중 공항 세관 등에서 막힐 수 있기 때문에… 남극 현장 연구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피복과 설상화, 작업화는 연구소에서 지급한다. 총무님의 추후 일정 설명이 끝나고 피복 사이즈를 재러 이동했다. 남극 월동대원들 사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빨간색 방한복 (원피스), 바람막이, 방한 작업복, 고글, 바라클라바 등을 직접 입어보며 맞는 사이즈를 총무님께 전달해 드렸다.
끝나고 다 같이 저녁식사 자리가 있었지만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아쉽지만 앞으로 같이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 많기에 또 기회가 있겠지… 이제부터 좀 분주해지는 것 같다. 개인짐을 보내고 바로 직무교육과 위험성평가 교육이 있다. 교육 2주 후에는 소양교육과 발대식, 그리고 극지적응훈련을 마치면 바로 출국이다. 아직 2개월 반이나 남았지만, 마음이 다소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의 남은 2개월을 잘 보내고 준비도 잘해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