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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글 Jul 29. 2023

인도의 MZ는 데이팅앱으로 연애를 한다!

누가 인도를 보수적이라고 말했나, 데이팅앱을 이렇게 쓰는데?

인도는 정략결혼(Arranged Marriage)이 흔하다고들 알고 있을 거다.


나도 사실 그렇게 알고 있고, 요즘에야 대학교에서 만나서 장기연애를 하다가 사랑결혼(Love Marriage)을 하는 인도 사람들이 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정략결혼(Arranged Marriage)이 대세고 만연한 줄 알았다.


요즘에 인도에 와서 가장 놀란 점이 있다면, 10대부터 결혼하기 전까지 싱글인 거의 대부분의 인도 사람들이 데이팅앱(Dating app)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대도시뿐만 아니라 시골에서도!!


전 세계에서 유명한 틴더(Tinder), 힌지(Hinge), 범블(Bumble) 등등 여러 가지 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인도 사람들 내에서는 범블(Bumble)과 힌지(Hinge)가 사용자들에게 평을 들었을 때 나쁘지 않은 듯싶다.

인도의 데이팅앱


부모가 맺어준 인연과 결혼을 해야 하던 나라에서 데이팅 앱이 웬 말이냐?!


회사 동료나, 친구가 데이팅 앱을 사용한 사실을 공공연 하게 말했을 때 "응? 데이팅 앱이 인도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 있다고? 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와 함께 매우 Fancy 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다가 옆에서 데이팅앱을 통해 만난 커플을 마주하고부터 인도의 데이팅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서로에게 음식을 먹여주고, 셀카를 찍으면 프렌치 키스를 하길래, 서로 사이가 끈끈한 커플이구나 했는데 친구가 두 명이 자리를 뜬 사이에 나에게 "저 둘 데이팅앱에서 만났어!"라는 말을 했다.


흥미로워서 그들의 행동을 지켜봤는데,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해 사이가 좋은 커플과 같았다.


인도 친구한테, "저거 가능해? 인도잖아?"라고 말하니, 친구는 자기 친구들 그룹 중에 거진 6-70%는 데이팅앱을 사용한다고 했다.


“Welcome to MZ India”라는 말과 함께.


-


데이팅 앱은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애초에 좀 더 Serious 한 관계를 원할 시에는 앱 사용 목적을 "Serious Relationship"으로 설정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Casual Relationship" 등으로 변경해서 본인이 앱을 사용하는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깜짝 놀라면서, 친구에게 "와, 나도 이제 늙었나 봐, 나는 지금까지 인도가 보수적인 줄 알았어"라고 얘기하니, "그건 옛말이고 요즘 인도 MZ들은 대부분 데이팅앱 사용해!"라고 이야기했다.




신기하다 신기해를 연신 외치면서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하여 일을 하던 중에,

옆자리 인도 동료와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하게 사귀던 남자친구와 2달 전에 헤어졌다는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인도 사람 어때? 데이팅 앱 깔아서 프로필 등록해! 원하면 내가 도와줄게!"였다.


"그거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라고 이야기하니, 결혼 전 본인의 데이팅앱 사용 경험을 주르르륵 이야기해 줬는데, 어떤 사람들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매우 똑똑하게 사람을 구별해야 하며, 꼭 사람들이 많은 오픈된 장소에서 상대방을 만나야 한다고 조언해 줬다.



잡담을 하다가 퇴근시간에 집에 가기 위해서 바삐 짐을 싸고 있던 다른 남자 동료들 세 명에게 질문하니, 한 명은 지반사띠(Jeevansathi), 우리나라로 치면 가연, 듀오를 통해 와이프를 만났다고 했고, 두 명 중 한 명은 힌지(Hinge)를 사용한다고 했다. 나머지 한 명은 사용해 보고 별로여서 중도 이탈했다고...!


신기한 건, 이후에 회사 동료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데이팅앱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 친구도 현재 만나는 남자친구를 힌지(Hinge)라는 데이팅앱에서 만났다고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하긴 하는데, 본인이 데이팅앱을 사용한다고 엄청 떳떳하게 이야기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이야기하니, 인도에서는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이성인 친구를 만드려고 데이팅 앱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해줬다.


회사에 싱글인 사람 90%는 데이팅 앱을 사용할 거라고 했다.


Jeevansathi


결혼정보업체인 지반사띠(Jeevansathi.com)를 직역하면 배우자. com인 셈인데... 매우 직관적인 이름이다.


동료말을 빌리자면, 요즘 결혼정보업체는 본인의 경쟁자가 다른 결혼정보업체가 아닌, 데이팅앱들이라는 것을 깨닫고 앱의 UIUX를 좀 더 유저친화적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허허


실제로 데이팅앱에 "Serious Realtionship"이라고 상태를 설정해 두고, 앱에서 만나서 사귀다가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반대로, 결혼정보업체를 데이팅앱의 형태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말이다.



오늘 하루가 유난히 길고 힘들어서 술을 마시고 싶은 기분이 들어, 회사 동료에게 "오늘 파티 없어? 술 마실래?"라고 물어보자, 오늘 데이팅앱에서 알게 된 여자랑 만나기로 했는데, 본인을 안읽씹(ghosted)했다며... 오늘은 기분이 안 좋아서 자쿠지에서 피로를 풀 거라고 했다.


Serious Relationship이냐고 물어보니, 본인은 인생을 즐기고 있다며, serious 한 관계를 찾고 있지 않는다는 답변을 추가로 해줬다.


허허


아직 카스트, 종교 등등의 결혼을 할 때 따지는 여러 조건이 존재하지만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인도의 데이트 문화도 MZ세대의 영향력을 받아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아마 10년 후에는 좀 더 자유로워져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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