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기억을 지운 범죄자는 처벌 해야하는가?

분류: 사상

by 동욱

미래에 기억을 지우는 기술이 발명됐다.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가 경찰에게 체포 당하기 직전에 자신의 기억을 스스로 지운다면, 그는 처벌받아야 할까?

일부 기억만 지운 경우라면, 당연히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기억을 삭제한 경우는 어떨까? 그 사람은 생물학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사실상 전혀 다른 인격체가 아닐까? 인격이나 신념은 결국 기억에 기반하는데 그 기억이 완전히 소실 돼버렸으니..

기억을 완전히 지웠다는 건, 정신적으로는 자살에 가까운 행위다. 과거의 자신은 사라지고, 전혀 다른 존재가 남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형벌의 본질은 피해자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교화와 범죄 억제다. 그런데 완전히 다른 인격을 가진 존재를 교화하는 건 의미가 없다. 그런 존재는 더 이상 '범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게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있다. 범죄자가 기억을 지움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려 들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기억을 지우는 건 자기 자신을 없애는 일이다. 말 그대로 정신적 자살이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이건 형벌보다 더 무서운 일일 것이다. 차라리 감옥에 가는 걸 택하겠다는 생각이 들테니

악용 가능성은 닞을것이라 생각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토론 일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