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현대의 문앞에 서서

근대물리의 특징, 그리고 그 너머

by 강윤식

드디어 근대 과학의 꽃이 만개하였던 19세기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과거의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실험을 통한 새롭고도 확실한 세계관의 추구. 그러면서도 수학적인 완결성을 통한 아름다울 정도의 이성에 의한 진리 구축. 19세기까지의 근대 과학은 계몽주의가 추구한 바로 그 모습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완전한 세계에 대한 꿈은 완결되어 가는 듯 했습니다, 20세기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완성되어 가던 그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간단히 정리해 보려 합니다. 어쩌면 바로 그 도달하려던 지점의 끝에 현대 여는 문이 있지 않았을까요?


1. 연속성과 인과론

공던지기 기억하시죠? 여기서 하고 싶었던 것은 모든 시간에서 공이 어디 있을지 예측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시간이려면? 날아가는 궤적을 전부 빼놓지 않고 알려는 것이잖아요. 즉 연속으로 주욱 이어진 포물선을 모두 다룬다는 것입니다. 위치도 연속으로 다 알려고 하고, 속도도 연속으로 다 알고 싶어 합니다. 속도까지 알아야 다음 순간에 어디로 갈지 알게 되니까요. 이 속도의 변화는? 힘 때문에 생기죠? F=ma로 말이에요. 이것이 인과론이구요. 힘이라는 원인에 의한 속도의 변화라는 결과.


2. 시간과 공간의 균일함과 대칭성

이것은 너무 당연해서 시비거는거 아니냐는 느낌이실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는 3차원 공간에서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앞뒤, 좌우, 위아래 방향으로 공간은 다 똑같겠죠? 당연히 균일하겠고... 아무 힘도 없으면 어느 방향으로 던지든 똑같이 날아갈거잖아요. 그리고 시간의 흐름도 오늘이나 내일이나 똑같이 흐를거고, 나나 너나 똑같이 흘러야 뭘 할 수 있겠잖아요? 이러한 당연한 가정 하에 진자의 운동 같은 것으로 시간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것이겠죠.


3. 환원주의

이 주제는 생소하실수도 있을까요. 열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잠깐 나왔습니다. 열도 결국 분자의 운동이라는 것 말이죠. 화학 역시 원자의 결합이구요. 세상의 모든 현상을 가장 작은 입자의 움직임을 알면 결국 다 알것이라는 생각, 이것이 환원주의입니다. 그럴듯하죠? 그래서 아직도 물리에서는 쿼크 같은걸 찾고 있구요.


이 세 가지는 되게 당연해 보이지 않나요? 이 전제하에 세상의 물질적인 변화를 모두 알아가는 중이었습니다, 19세기는. 그 세계가 완성되어 갈 무렵...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진걸까요?


이어서는 바로 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이 당연한 세가지 근대의 지향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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