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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윤식 Dec 07. 2021

최첨단의 공장

자동화, 모든 것의 연결과 제어

19세기에 공장이 처음 생겨날 때만 해도 단지 사람들은 분업을 했을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생산력의 증대를 가져올 수 있었다. 단위 작업에 대한 숙련도의 증가는 생산 속도를 상당히 가속시켰던 것이다. 여기에 단위 작업의 통제와 효율적 결합의 필요는 과학적 관리법을 낳게 된다. 사람의 행동을 철저히 분석해서 최적의 동작 추출과 그것의 낭비 없는 결합, 이 때부터 제어와 연결은 공장의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된다. 이것의 극대화는 포드에 의해 도입된 컨베이어 벨트로 상징되는 포디즘이다. 자동으로 생산 흐름을 만들어내고 속도를 통제한다. 인간의 작업은 보다 세분화로 쪼개어져 필요 숙련도조차 낮춘다


생각은 관리자의 몫이다. 현장에는 작업만이 있을 뿐이다. 이것은 사실 전기 동력에 의해 흐름이 자동으로 통제되는 것이 밑바탕에 있다. 그렇다면 자연스러운 사고의 흐름은 그 자동으로 진행되는 전기적 기계를 더욱 확대하는 것이 아닐까? 즉, 로봇의 등장은 필연이라는 것. 사람의 동작이 산업 공학에 의해서 최적으로 계산되어 흐름을 제어하고 있었으니, 그 계산된 동작을 구현만 하면 되는 것이 었을 터이다.


필요한 것은 두 가지 였을 터, 하나는 전기 신호에 따라 정교하게 움직이는 모터가 달린 기계, 다른 하나는 그 제어를 위해 계산을 해 주는 기계. 이 둘이 결합하면 로봇이 되는 것이겠다. 후자는 다들 아시는 컴퓨터이다. 생산에 필요한 모든 동작을 사람 대신 계산하여 기계에게 명령을 내려줄 수 있다. 컴퓨터에 의해 제어를 위한 전기 신호가 생성되면 모터에 의해 정교하게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다. 가능성이 생기면 사람은 그것을 만들어내고야 만다. 생산 현장의 로봇은 이미 정의된 동작의 정교함이나 속도에서 사람을 뛰어넘는다.


여기에 통신 설비의 발달은 모든 생산 현장을 연결하여 전체 자동화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예전에는 단위 작업의 자동화와 컨베이어 벨트의 흐름이 분리되었었다면, 이제는 그조차도 모두 하나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물류부터 작업통제까지 통합된 전산 제어가 가능해진다. 그리고 모든 작업의 데이터는 중앙 서버로 모여 분석이 가능하도록 정제된다.


그렇다면 사람은 무엇을 하게 되었을까? 보다 세밀하게 분업이 이어지는 듯 하다. 로봇으로 이루어진 장비에 대한 보조적 역할, 장비 이상시 수리하는 역할, 장비 활용에 대해 관리하는 역할, 장비간 결합된 생산 라인을 관리하는 역할 등. 장비가 예전의 사람 수십명에서 수백명을 대체하게 되고, 사람은 그것을 잘 활용되게 하는 역할로 업이 변화된다.


예전부터 발전해왔던 통계적 공정관리는 더욱 중요해진다. 예전에는 사람이었던 작업자 간의 편차를 줄여 불량률을 통제하고 생산량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론이었다. 장비가 주가 되면서 이것은 장비의 시간과 공간적 편차를 줄이고 전체 라인의 최적화를 통한 생산 및 품질 극대화로 나아간다. 장비는 오늘도, 내일도, 한달 뒤에도 동일하게 동작하기가 기대된다. 또한 모든 동일 장비군은 똑같이 동작하기가 기대된다. 이것이 병목현상 없이 잘 연결되면 모든 효율이 극대화 될 것이다.


현재 다니는 공장에 입사한지 10년 정도 되었다. 입사 초기만 해도 위에서 마지막에 기술한 상태였다. 아직은 공장 라인 안에 사람이 많았고, 그들의 역량과 관계에 의해 효율이 정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구축된 생산 라인은 무인 시스템을 지향한다. 실로 장비의 보조적 역할을 하는 사람은 많이 줄었다. 장비의 관리도 원격으로 밖에서 할 수 있다. 전산으로 모두 연결되어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상 발생시에만 사람이 투입되고, 가능하면 장비와 라인은 전산 관리에 의한 항상성 유지를 추구한다.


이렇게 되면 통계에 의한 공장의 제어를 꿈꾸게 되는 듯 하다. 모든 장비의 상황이 데이터로 연결되고, 그 결과인 생산 품질과 양도 연결되어 데이터로 쌓이게 되면, 통계적인 분석이 가능해 질 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장비 관리의 지침이 주어지게 되고 라인의 효울적 진행이 이루어지면 이상적인 시스템이 되지 않겠는가.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면, 그 데이터에 대한 판단의 영역이 있다. 과연 장비에 대해 A안으로 관리해야 좋은가, B안으로 관라해야 좋은가 하는. 아직은 사람의 판단에 의존하는 영역이다. 그러나 통계적인 방대한 데이터와 최근에 유행하는 기계 학습의 결합은 새로운 국면을 낳는다. 항상성을 위한 판단의 영역은 기계 학습으로 대체가 가능하다는 꿈을 가지고 나아가는 듯 하다.


초기의 manufacture는 장인을 공장으로 대체했다면, 이제 공장은 어디까지를 대체하려 하는 걸까. 전산과 통계(기계 학습 포함)에 의한 제어는 항상성을 완전한 합리성으로 이루어내는가. 인간의 어떤 속성들은 개입할 여지가 없는걸까. 소수 인간의 디자인만이 필요한가.


이어질 글은 이 질문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다. 첫 글에 동기를 담으려다보니 길어진 듯도 하다. 21세기의 새로움의 바람이 여기, 공장에는 불어오는 것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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