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지금도 예측의 세계?
공장은 여전히 완전한 제어가 가능한 공간인가
입사했을 때, TPM(Total Productive Maintenance)은 당연한 활동이었다. '생산 효율을 극한까지 높이기 위한 전사적 생산 혁신 활동'이라고 했다. 혁신이 강조되고 있었고, 팀별로 혁신조직도 있었다. 이것과 TQM(Total Quality Management), 즉 품질관리와는 무엇이 다른가?
TQM은 결과물인 제품에 대한 품질의 관리로, 시스템에 의한 관리를 목적으로 한다고 한다. 그에 비해 TPM은 장비와 설비 자체에서 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원천적 하드웨어 관리를 목적으로 한다고 했다. TQM이 하향식 통제에 의한다면, TPM은 현장의 자체 혁신을 말하는 듯 했다.
공장 이야기를 하다보니, 공장스러운 이야기가 조금 나옴에 양해를 부탁드린다. 여하튼 현장에서 뭔가 자발적으로 변화를 만들어내라는 것 같았다. 입사 전의 공장의 이미지는 철저한 통제에 의해 균일한 제품 생산을 위한 라인 제어 였다. 즉, TQM을 생각하고 왔는데, TPM이라는 신선함을 보았달까. 여러 이유가 있었겠다. 다품종 소랑 생산도 이유였겠고, 극한의 품질 확보를 위한 원인이 되는 현장의 제어도 이유였을 듯 하다.
국소적인 자발성으로 혁신을 끌어내려는 시도. 여하튼 이러한 흐름으로 보였다. 물론 대부분의 활동은 조금의 생산성 저해 요소라도 제거하려는 것이다. 국소적 공간에서 엄청난 혁신을 바란다기 보다는, 마른 수건도 더 짜낸다는 느낌에 가깝다할까. 그래도 구성원을 단순한 통제 해야 할 부품으로만 대하지 않음은 신선했다. 국소적 현장까지는 기계적 제어만으로 해소할 수 없는 요소가 있었을 터이고, 이것은 인간을 기계처럼만 대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던 것이겠다. 극대화되는 품질과 생산성의 향상, 그것을 위한 흐름에 역설적이게도 인간에 대한 자발적 관리 개선이 놓인 것.
이 흐름의 끝에서 다른 회사는 6 시그마를 하고 있었다. 6 시그마는 불량률을 100만분의 3.4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철학이다. 품질관리를 극한으로 하여 고객에게 도달하는 제품의 불량을 아애 없애겠다는 시도. 1986년 모토로라에서 정립되어 1995년 제너럴 일렉트릭에 도입하면서 널리 알려젔다고 한다. 이것 2000년대까지 주류로 이어진다. 이것을 위해서는 통계적인 공정관리를 극도로 해야만 한다. TPM과 같은 흐름의 극한의 지향점으로서 6 시그마는 존재하는 듯 했다.
나의 입사 해는 2011년인데, 여전히 이 흐름은 여전히 꽤나 강력했다. 이 시기에 공장 밖에서는 어떤 흐름이 있었을까? 이전 글에서 이야기 한 그 혁신적 기업의 흐름들, 아마존, 구글, 에어비앤비, 알리바바, 넷플릭스,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테슬라 등이 새롭게 부상하여 이미 위를 차지한 시기. 공장 안에서도 분명 엄청나게 뼈를 깎는 혁신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엄청나게 다른 분위기는 무엇인가. 공장안은 20세기 지향의 극한으로 최첨단의 혁신이 진행되는데 반해, 그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공간에서는 그에 대한 크랙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지금도 TPM이나 6 시그마가 여전히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을까? 여전히 품질분임조 같은 것이 남아있기는 하나, TPM의 활동이 주요 업무로 명기되어 강조되고 있지는 않는다. 6 시그마라는 것은 원래 우리 회사는 사용하지 않던 전략이었다. 하지만, 다른 회사들도 지금 6 시그마를 강조하는지 모르겠다. 철이 지나버린 느낌. 분명 지금도 통계에 의한 공정의 제어에 대해서는 강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 바뀐 듯한 분위기는 무엇인가?지금 단지 모든 장비를 통제하여 불량률을 0으로 만들겠다는 시도만을 하는 것이 유의미한가?
통계라는 것도 어느새 데이터 마이닝을 지나 기계학습으로 통용되고 있는 듯 하다. 분석을 통한 처방보다는 직접적 예측에 의한 해법을 추구하는 하는 흐름. 그리고 Big Data를 연결하여 DNN을 GPU로 처리. 뭔가 알아내어 완전한 통제를 하겠다는 시도는 분명 초월한 것 같아 보인다.
10년이 지난 지금, 분명 흐름이 변했다. 왜 일까? 그리고 그 변화는 공장 밖의 흐름과도 관계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