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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화가 날까?

매일 불태우며 산다

by 지금

화는

뜨거운 대화다.

대화의 끝은 잿빛이다.


생각도 관점도

뜻도 의지도 입장도 견해도 사라진다.


재만 남는다.


화가 나고 그래서 화를 내는 건

모두를 불사르는 일이다.




매일 불태우며 산다


의견이 다르고 인정하지 않는다고

억압하고 통제한다고

얕보고 간섭한다고

외면하고 거절한다고

비난하고 차별한다고


“왜?”

“대체 왜!”


불붙은 마음엔 모든 것이 화를 지피는 불쏘시개다.

온전히 자신만의 생각 자신만의 판단으로

자신의 가슴에 불을 붙인다.


머리엔 흰서리가 내리고 눈꽃이 펴도 마음속 시뻘건 불길은 여전하다.


화를 태워버릴 화는 없는 건지




“행복은 많은 열정과 그것을 만족시키는 많은 수단을 갖는 데 있다.”라고 샤를 푸리에는 말했다는데, 열정이 살아가는 이유라는데.


산책, 골목길, 작은 책방, 돌담, 수다, 기차여행 같은 단순한 열정마저 불태울까 걱정이다.


모든 발걸음이 내일로 다가가게 하는 즐거움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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