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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탈출을 꿈꾼다

가끔은 호흡이 가빠진다.

by 지금

기차역은 여행의 서문이다.

때로는 그 자체가 여행이 되기도 한다.


가끔은 나를 가둔 감옥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싶다.

가슴을 활짝 열고 어디론가 달려가고 싶다.

아주 가끔이라도 나를 가둔 감옥의 벽을 기어오르고 싶다.


성공확률은 적다.

하지만 끝없는 반복과 재도전에서 느끼는 행복은 크다.


* * *


그렇게 사랑스럽다던 삶을

그렇게 아름답다던 삶을

그렇게 향기롭다던 삶을

그렇게 오래도록 아무렇지도 않게 가둬둔 채 살아가고 있다.


그토록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향기롭다던 삶을

또다시 내게 알려주는 일이 필요하다.


사랑이 부패하고 향이 발할까 두렵다.





가끔은 호흡이 가빠진다.


“어딘데?”

집이라는 갇힌 공간에 다시 갇히고


“월세라도 얻어줘야 하는 거 아냐?”

가족이라는 갇힌 이들에게 다시 갇힌다.


“뭐해먹고살 건데?”

강요된 실직이라는 갇힌 상황에 다시 갇히고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건데?”

혼돈스러운 갇힌 상황에 다시 갇힌다.


“몇 신데 아직 퍼질러 있어?”

피로라는 갇힌 상태에 다시 갇히고


“그럼 누가 해?”

책임이라는 갇힌 규칙에 다시 갇힌다.


탈출은

이런저런 부자유로부터 벗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자신이 그리던 삶을 다시 시작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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