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꿈을 조롱하지 마라.

눈치 보지 않는 꿈

by 지금

그렇습니다.

아이는 틀림없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수많은 꿈을 안고 태어납니다.

서로 다른 갖가지 모양과 빛깔의 꿈으로 아이는 비상하고 의지가 솟고 가슴 뛰고 경탄하며 기쁨과 희망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어른과 만나는 순간 아이의 꿈은 경직됩니다.

뛰던 가슴은 멈추고 기쁨으로 출렁이던 시간은 슬픈 빛으로 멍이 듭니다.


어른에게 아이의 꿈은 타당치도, 마땅치도 않은 하찮고 보잘것없는 농지거리에 불과합니다.

어른은 아이의 꿈을 자신의 꿈과 대체합니다.


"너를 위해!"

그러면서 내 거는 구실입니다.


기어코 어른은 아이의 꿈을 후벼 파고 탐욕에 찌든 어른의 욕망을 심습니다.


견디는 아이가 용합니다.






눈치 보지 않는 꿈


대통령, 장군, 과학자, 의사, 판사, 외교관, 사장, 장관, 대표, 변호사…,

과거 아이들 가슴에 담겼던 꿈은 크고 화려했다.

큰 사람을 요구하는 어른의 기대에 대한 착한 호응이었다.


디자이너, 가수, 동물 보호사, 간호사, 유치원 교사, 만화가, 프로그래머, 사회복지사, 환경운동가, 카페운영, 모델, 건축사, 작가, 소방관, 쇼핑호스트, 택배원, 마케터, 폐기물관리자, 유튜버…,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수놓는 꿈은 아기자기하다. 자신의 삶을 예쁘게 장식할 꿈, 소박하지만 다부지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발품 팔아 거두어들인 듯 똑 부러진다. 어른이 요구하는 삶의 길에 기웃대지 않는다.


그러나

교육은 여전히 웅대하다. 높고 크다. 일류만을 외친다. SKY.

그리고 모두에게 같은 내용을 쏟아붓는다. 국어, 영어, 수학.

요구하는 능력도 한결같다. A, 1, 수.

그 무엇도 따지지 않는다. 어른의 폭력적 요구 앞에 아이들의 꿈은 여지없이 짓밟힌다.


교육이라는 가면을 쓰고 아이들의 꿈을 돕겠다며 아이들의 삶을 휘저을수록 아이의 꿈은 점점 더 가난해지고 불완전해지고 혼란스러워지며 부패해 흔적도 남기지 못한 채 스러진다.


아이들 꿈에 어른의 꿈을 접붙이려는 것은 아닌지, 어른의 속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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