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밖 생각은 오답이다

같은 질문 다른 답변

by 지금

교과서가 답이다.

교과서 밖 이야기는 질책을 부르고 비아냥과 야유는 덤으로 얹힌다.

교과서와 가까운 대답일수록 칭찬이라는 보상시스템이 작동된다.

아이들은 교과서에 머리를 박는다. 아이들은 십 수년 교과서에 그들의 삶을 다 바친다.

교실 속 생존확률을 높이기 위한 이 같은 몸부림은 재앙적 결과를 낳는다.

그것이 답인 이유도, 옳은 까닭도 모른 채 교과서를 집어넣는 아이들,

그들의 생각은 그대로 교과서에 묻힌다.

‘왜?’를 달고 내놓는 아이의 생각은 헛되다.

엉뚱한 놈이 되는 건 순간이다.




같은 질문 다른 답변


‘엉뚱한 아이’가 있었다.

많은 아이의 한결같은 대답에 섞인 그의 대답은 유별났다. 아니 괴이했다. 그가 입만 열면 아이들은 책상을 두드리고 발을 구르며 박장대소에 야유까지 쏟아냈다. 선생들도 머리를 싸맸다.


그 아이의 말은 쓸모가 없었다. 생각은 듣는 즉시 버려졌다. 그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았다. 스스로 풀이 꺾이기만 기다렸다. 그 아이의 길고 긴 이야기가 끝나면 으레 ‘그것도 말이라고 지껄이냐.’라는 반응이 따랐다.


그 아이의 생각은 부질없는 생각이었고, 그의 말은 듣는 이 없는 헛말이었다. 선생도 아이도 그 아이라면 진저리를 냈다.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 아이는 비뚤고, 어긋나고, 특이하고, 유별나고, 어처구니없는 아이였다.


“엉뚱한 아이”

그 아이는 뭇 아이들의 시선에서, 선생의 관심에서 서서히 멀어져 갔다.


엉뚱함은 일반적 상식, 견문, 이해, 판단, 생각, 사리의 뒤집기다. 사물을 제대로 판단하려면 사방팔방에서 봐야 한다. 한쪽 만을 보고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엉뚱함은 뭇시선이 머무는 곳과 다른 곳을 보는 일이고, 다른 향을 맡는 일이며, 다른 소리를 듣는 일이다. 엉뚱함은 놀라움이다. 예리하고 기발한 일이다.


교실 속‘올바름’은 누가 만들었나.


엉뚱한 대답은 새로운 답이다. 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고, 교과서에서는 맡을 수 없는 향이다. 교과서에서는 들을 수 없는 소리이며, 교과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맛이다. 교과서에서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독특하고 각별한, 때 묻지 않은 신사고(新思考)다.


사고의 진보는 엉뚱함에서 시작된다. 엉뚱한 아이의 엉뚱한 생각이 대우받는 교실이었으면 좋겠다.


수많은 ‘엉뚱한 아이’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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