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
어제의 세계를 고집하고
각 세대의 독자성을 외면하고
세대 간 결합을 회피하고
빠른 변화에 비틀거리고
박탈당한 세월을 한탄하고
새로운 결심에 상처를 입고
삶은 이웃에게 진 빚임을 잊고
삶의 빚을 인정할 줄 모르고
생은 이용권만 있고 소유권은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나이 듦은 의무가 늘어난다는 사실을 모른 채 권리에만 눈멀고
삶을 지속하려면 새로운 의무를 짊어져야 할 각오를 해야 함을 모르고
자신을 구원하는 길은 ‘일’에 있음을 모르고…
삶이 추해 지지 않도록 모든 존재 앞에 고개 숙이고
그들이 꾸며가는 아름다움을 마주하고 우러러야 할 일이다.
나이 드는 일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