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곁에 머물기
“한 장의 나뭇잎처럼 걸어 다니라.”
어느 시인의 말이다.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일 거다.
언제든 사라진다는 말일 거다.
가슴에 남는다.
사라지기 전에, 떨어지기 전에, 생명으로 넘치는 빛이 스러지기 전에,
차디찬 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나비의 발길이 끊기기 전에
잊어버리기엔 너무 소중한 것에 다가서자.
‘나’만을 바라보고 ‘나’만을 말하고 ‘나’만을 듣고 ‘나’만을 욕구하고…
그러다 떨어져 땅 위를 뒹굴면 무슨 소용일까?
‘너’가 있는 그곳으로 가자.
‘나’만으로 가득 찬 시간에 ‘너’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자.
‘너’를 만나자.
‘너’를 바라보고 ‘너’를 말하고 ‘너’를 듣자.
‘너’
잊어버리기엔 너무 소중한 존재 아닌가?
그러나 ‘너’를 향한 ‘나’의 발길은 언제나 주저 댄다.
‘나’를 향한 세상의 욕망이 ‘나’를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너’의 곁에서 살아가는 일,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