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
별 볼일 없는 배움
빛도 힘도 없는 그저 그런 업
가격표 앞에만 서면 고개 꺾이는 얇디얇은 지갑
한눈에 들어오는 전화기 속 짧은 연락처
드러내기 부끄러운 낡고 해진 능력
이일 저일 앞에서 주눅 드는 약해빠진 모양새
삶에의 의지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무엇을 향한 욕망도, 이루고자 먹은 마음도 없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고 기대 없는 내일이 이어진다.
뭐 하나 변변한 게 없다.
어쩜 이리 휑하게 살았는지 편하게 걸어온 삶이 평생 짊어져야 할 십자가다.
있는 거라곤, 넘치도록 많은 건 그래서 어깨를 더욱 처지게 하는 건 이로 인한 열등감뿐이다.
열등감이라니
참 염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