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터뷰
미국 취업을 꿈꾸기 시작했을 때,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던 이름이 있었다.
Apple
차고에서 시작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 실리콘밸리의 상징이자, Steve Jobs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그곳. 말 그대로 ‘꿈의 회사’였다.
플로리다의 스타트업과 온사이트 인터뷰를 앞두고 바쁘게 준비하던 어느 날, LinkedIn 알림이 하나 도착했다. 익숙한 듯 낯선 이름. Apple 본사의 리크루터였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느끼며 메시지를 클릭했고, 화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현재 Open 포지션이 있는데, 인터뷰에 관심 있으신가요?”
당시 나는 LinkedIn 프로필을 열심히 다듬고, 마음에 드는 회사들에 조심스럽게 이력서를 보내던 중이었다. Apple의 라큐르터에게도 보내놓긴 했지만,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곳이고, 지금의 나로선 단지 ‘한번쯤 경험해볼 수 있다면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나는 곧장 인터뷰 의사를 밝히는 답장을 보냈고, 다음 날 리크루터에게서 새로운 소식이 도착했다. 내 이력에 관심을 가진 팀이 있다며, 전화 인터뷰 일정을 잡자고 했다. 그 통화는 단순한 백그라운드 체크와 비자 및 신분 관련 확인을 위한 가벼운 예비 전화라고 하였지만, 그날 오후로 잡힌 그 통화를 기다리는 시간은 왠지 낯설고 특별했다.
사실 그 무렵은 플로리다 스타트업 온사이트 준비로 정신없는 시기였다. 게다가 학교 연구실에서도 논문 마감이 다가오며 하루하루가 빠듯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pple이라는 이름이 주는 설렘은 분명히 달랐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긴장이 전혀 되지 않았다. 최종 인터뷰까지 간다는 기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뭐, 어찌 되겠지.
마음속으로 그렇게 중얼이며 전화를 기다렸던 그 오후가, 지금도 기억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