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시

by 이고

아득한 깊은 물속에 잠겨

한 방울씩 시를 내뱉는

검은 시를 쓰는 이가 있다


흐릿한 추억 속의 반짝임

희망이 식은 상상력이

방울져 아른 대지만


이젠 죽어버린 하얀 시

꾹 참다 뱉은 한숨 방울

미간을 어지럽힌다


질끈 감다 뜬 뿌연 세상에

터져 나오는 악몽을 토하고

깊은 물속 구겨채우면


붙잡을 곳 없는 허우적거림

차가운 추락 속에서

춤이 되고 시가 된다


아가미 없이 노래하라

모든 슬픈 것들아

밝게 웃지 못해, 검게 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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