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 초록 연못의 달

by 이고


긴 시간이었습니다. 잘 지낼까요? 너무 보고 싶네요. 오늘도 은하수가 떴어요. 오늘은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별똥별이 된다던 내 친구에게 달이 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 바람결에 스치는 별과 달과 구름, 하늘의 은하수를 보여줄 거예요. 저는 가벼운 몸과 큰 날개를 갖게 되었고, 그 친구를 태우고 어디든 날아갈 수 있어요. 조금이라도 무서워한다면 별을 껴안은 회색 구름처럼 사뿐히 땅에 내려줄 수 있죠.


만나면 가장 먼저 토끼풀을 뜯어먹을 거예요. 그 친구와 함께 먹던 그 새콤하고 알싸한 맛이 그리워, 저는 친구와 헤어지고 단 한 번도 토끼풀을 먹지 않았어요. 누가 가져다주어도 다시 남에게 미뤄주었죠.


언제나 상상했어요. 은하수가 잠긴 연못에 그 바위, 그 친구가 가슴을 펴며 뽐내던 그 연꽃 바위에 다시 그 친구가 서 있는 모습이 보고 싶어요. 그 당당함이 너무 멋졌어요.


아직도 가지고 있을까요? 저는 한 번도 버린 적 없어요. 햇살처럼 밝던 그 친구의 노란 깃털. 제가 쓸쓸할 때마다 꺼내 봐서, 이젠 많이 낡았네요. 이젠 더 이상 그 친구에게 다시 구할 수도 없겠죠? 그 친구도 자신의 이 노란 깃털을 보고 쑥스러워 깔깔 웃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웃음이 보고 싶네요.


은하수 연못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밤은 길지만, 왠지 오늘도 못 볼 것 같아서 벌써 불안합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은하수가 펼쳐질 때마다 찾아왔습니다. 초록 연못이든, 하얀 연못이든 오래전부터 찾아왔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매번 수십 개의 강과 숲을 힘겹게 건너왔죠. 주변에서는 널 잊었다며 포기하라고 다그쳤습니다.

하지만 전 알아요. 다시 볼 수 있을 거란 걸 상상하고, 저는 그렇게 믿어요.


연꽃 바위에 앉아 있으면, 그 어린 시절 친구가 얼마나 겁이 났을지, 그리고 얼마나 용감했을지 새삼 놀랍습니다. 잠시 앉아 있어 볼까요? 이럴 줄 알았어요. 포근합니다.


엇 이건? 이건 제가 준… 회색 깃털입니다! 지푸라기 조각도 있어요. 낡았지만 다 큰 오리의 깃털도 있네요! 다른 건 몰라도 이 회색 깃털은 분명 저의 깃털입니다! 분명히 내 친구 별오리에게 준 깃털이에요. 별오리가 왔다 갔어요! 자기도 기다리고 있다고 깃털을 두고 간 거죠!

역시 날 잊지 않았어! 역시 우린 친구였어! 다들 내가 뭐랬어! 내가 맞았다고! 내 친구가, 바로 여기 있어!


별오리를 만나면 구름 호수의 친구들을 소개해 줄 거예요. 맛있는 물고기도 많이 잡아 줄 거예요! 반갑고 놀라운 마음에 올려본 하늘이 아름답군요. 그 때 그 기억이, 이젠 멀리 있지 않아요.

은하수 사이로 수많은 별똥별들이 일제히 쏟아집니다.


저 별들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별오리도 보고 있겠죠?


많이 보고 싶습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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