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이 없다.
재앙: 뜻하지 아니하게 생긴 불행한 변고. 또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불행한 사고.
표준대국어사전에서 가져왔다.
우리가 살면서 재앙을 경험하는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
그 기준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재앙이라고 표현할 정도라면 나의 근간을 뒤흔들만한 사건이었을 테다.
게다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사실 생각해 보면 재앙은 그리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아마 한 번도 겪지 못한 사람도 많을 테다.
오히려 자주 찾아오는 일이라면 재앙이라고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이미 어느 정도는 익숙해졌을 테니
불안한 상태에 진입하면 모든 것은 심각하다.
그러곤 예측한다.
희박한 확률의 재앙 같은 상황이.
나에게는 찾아올 수 있다고.
그것도 당장.
나는 직장을 잃는 걱정을 가끔 한다.
1) 직장 동료와 대화를 하다 과한 표현을 했을 때
2) 누군가가 비밀이라고 한 이야기를 나도 똑같이 비밀이라고 하며 말을 옮겼을 때
3) 괜히 지각을 할 것 같을 때
이러한 상황에서 왜 직장을 잃는 것까지 걱정하느냐면 나의 사고 흐름은 이렇기 때문이다.
1) 누군가의 기분이 상해서 나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할 수 있다. (기분상해죄)
2) 비밀 누설로 소송을 당한다. (괘씸죄)
3) 모범을 보이지 못해서 태도 점수 감점 (태도 점수를 측정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걱정까지 했으면 직장을 잃은 후도 걱정해야 한다.
금전 문제: 직장 잃음 → 모은 돈 점검 → 퇴직금 계산 → 한 달 생활비를 기반으로 몇 달 정도 쉴 수 있는지 계산
명예 문제: 가족/친구한테 뭐라고 말하지?
재취업 문제: 이전 회사 퇴사 사유를 물어보면 어떡하지? → 업계 내에서 좋지 않은 소문이 돌면 어떡하지?
휴식 문제: 그래도 이 기회에 좀 쉬어야 하지 않을까? → 여행 갈까? → 따뜻한 나라가 좋겠지? → 퇴사한 김에 길게 가고 싶은데 돈이 되나? → 언제 다시 직장을 구할지도 모르는데 편한 마음으로 쉴 수 있을까?
결론: 잘리고 싶지 않다. 아 잘리면 안 되는데... 아... 제발 잘리지 않게 해 주세요! 제가 앞으로 착하게 살게요!
실제로 직장에서 잘리는 일은 여태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지 않을까?
하지만 생각하는 것이다. 정말 사소한 사건이 일어난 순간부터 바로.
안타깝게도 불안이들에게 사건의 재앙화는 굉장히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그리고 이 마음을 어찌할 수 없겠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