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이유] 알아서 불안하다.

겪어봐서 끔찍하다.

by 사못

부정적 경험은 뇌리에 깊이 새겨진다.


이전에 만났던 사람이 바람을 폈다면, 그다음 연애에서는 바람피우지 않을 것 같은 상대를 고를 것이다.

와사비를 먹고 눈물이 났다면, 냉모밀을 먹을 때 와사비는 빼고 먹을 것이다.

한 번 내 머리를 망친 미용실에 다시는 가지 않을 것이다.


부정적 경험을 통해 그다음 선택 폭이 좁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간혹 불안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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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만났던 사람이 바람을 폈다면, 그다음 연애를 시작하고 상대를 잘 믿지 못할 것이다.

분명 이전에 만났던 사람과는 다른 사람이지만 이번에도 또 그런 일이 나에게 찾아오면 어떡하지 걱정된다.

와사비가 들어갈법한 음식을 보고 뒤적거리느라 바쁠 것이다. 나도 모르는 새에 또다시 코 끝이 찡한 매움을 느끼고 싶지 않다.

어느 미용실을 가던 내 머리를 망칠까 전전긍긍할 것이다. 이번 미용실은 실력이 좋다고 장담할 수 없다.


어린아이는 벌레를 봐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아직 벌레가 무서운 것인지 좋은 것인지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불안함을 느끼는 당신은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닌가 보다.

꽤나 인생을 살았기 때문에 그 경험이 당신을 보호하려 하나보다.

그러니 불안에 불안하지 않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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