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
한 달 살기 장소로 호주를 정했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일단 호주 중에서도 구체적인 장소를 정해보자. 원래 나는 브리즈번이라는 도시에 반했기 때문에 혼자 갔더라면 브리즈번에서 한 달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옆집 엄마를 꼬셨고 그녀는 호주가 처음이다. 호주까지 가는데 브리즈번만 보고 올 수는 없기에 호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시드니도 같이 가기로 한다. 그리고 지난 여행에서는 당일치기로 다녀왔던 골드코스트에서도 조금 길게 시간을 보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골드코스트에서 꼭 서핑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멜버른도 가보고 싶었지만 너무 많은 도시 이동은 '살아보자'라는 취지와는 너무 멀어지게 되는 것 같아 아쉽지만 포기했다.
시드니 :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 호주 하면 생각나는 제일 첫 번째 도시, 엄청난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
브리즈번: 인천에서 직항으로 갈 수 있는 곳. 요새 한국 엄마들에게 한 달 살기 유행지 느낌. 중국 관광객이 별로 없음. 적당한 관광객들이 있으면서도 깨끗하고 어린아이들과 지내기 좋은 도시.
골드코스트: 골드코스트까지 가는 직항이 있었을 때도 있었으나 지금은 없는 듯하다. 보통 브리즈번으로 들어와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 반 정도면 갈 수 있다. 공항에서 바로 골드코스트로 가는 에어트레인을 이용할 수 있어 대중교통이 어렵지는 않으나 밤비행을 끝내고 바로 골드코스트로 가는 분들은 피곤해 보이기는 했다. 패키지인 경우 브리즈번 공항에서 바로 버스로 이동(1시간 정도) 하기도 한다. 조금 비용이 들지만 우버로 골드코스트까지 이동하기도 한다. 시드니로 들어와 비행기로 골드코스트 이동도 가능하다.(비행시간 1시간 20분, 두 도시사이 서머타임으로 인한 시차 있음) 다만 브리즈번과 시드니는 공항에서부터 우버로 숙소까지 20분 정도라면 골드코스트는 조금 더 거리가 있다.(우버로 30분 정도라는데 실제로 안 가봐서 모르겠고 약 22km이다) 구글이 시키는 대로 트램과 버스로 이동하니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해안선. 휴양지이며 영어 캠프가 많이 열리는 지역이기도 하다. 골드코스트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며 브리즈번으로 나들이를 가는 경우도 많다.
멜버른: 역시 직항이 없다.(한시적으로 7,8월이나 1,2월쯤 직항이 생기기도 한다.) 시드니로 들어가서 멜버른을 다녀와야 한다.(비행시간 약 1시간 30분, 두 도시 간 시차 없음) 브리즈번의 경우 직항이 있어서 시드니와 함께 묶어 인/아웃의 스케줄이 가능하다면 멜버른은 왕복을 해야 해서 펭귄들을 보고 싶었으나 포기했다.
2025년 1월 11일 인천 출발
1월 12일 아침 브리즈번 도착 15박
1월 27일 브리즈번 -> 골드코스트로 이동(기차+트램) 5박
2월 1일 골드코스트 -> 시드니로 이동(비행기) 7박
2월 8일 귀국
일정을 정한 후 일단 항공권부터 예약했다. 운이 좋게도 가족들의 마일리지가 있었기에 마일리지를 털어서 나와 아이의 왕복 항공권을 예약했다. 제법 빨리 알아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2024년 2월 말 예매) 마일리지 티켓들은 이미 내 맘에 딱 맞게 구할 수는 없었다. 원래는 시드니로 들어가서 브리즈번으로 나올 예정이었지만 마일리지 티켓 상황에 따라 브리즈번으로 들어가서 시드니에서 나오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인천에서 시드니까지의 비행시간은 약 10시간에서 10시간 반 정도이다. 아무래도 국적기 직항이 제일 마음이 편하겠으나 가격은 편하지 않다. 그래서 작년에는 저가 항공(티웨이)으로 부모님은 조금 편한 자리로 금액을 더 내고 좌석을 예약했고 나와 아이는 일반석으로 10시간 비행을 했었다. 티웨이의 경우 2-4-2 자리여서 아이와 둘이 앉아갈 수 있어서 좋았던 점이 있다. 대한항공은 3-3(4?)-3 자리여서 옆에 다른 사람이 앉게 되어 오히려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서비스는 너무 좋다. 어쨌든 제대로 잠을 못 자고 이른 아침에 도착하면 너무 피곤할 것만 같았는데 또 의외로 첫날 일정을 소화하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아이가 잘 버틴다면 저가 항공이나 경유 티켓도 괜찮은 선택지다. 1월이라는 성수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 경비를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이렇게 대략적인 도시와 일정을 정하고 항공권 예매만 완료해도 이미 반쯤 여행 계획이 끝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아직 어떻게 일정을 구성해야 할지 어렵다 느끼실 분들을 위해 다음 편에서는 일정에 대한 조금 구체적인 팁을 드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