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r Friedhof
내가 독일에서 배운 첫 단어는 바로 'Friedhof (공동묘지)'다.
독일에 도착한 다음 날.
필요한 물건을 사러 시내에 가야했다. 우리 집에서 시내까지는 트램으로 약 15분. 하지만 하이델베르크의 지리를 익히고 싶어서 걸어가 보기로 했다. 지도앱을 확인하니 'Bergfriedhof'라는 공원을 통과하면 50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조깅 코스로 괜찮았으면 좋겠다'
설레는 마음으로 주택가를 지나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입구에는 독일어를 모르는 내가 봐도 '뭔가 심각해보이는 표지판'이 붙어있었다. 휴대폰으로 번역해보니 '관계자 외 출입 제한'이라는 뜻이었다.
'...왜 관계자만 들어갈 수 있다는거지?'
망설이는 사이, 출입문 안쪽에서 후줄근한 차림으로 조깅하는 사람이 보였다. 나라고 못 들어갈 이유는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한 발짝 들어섰다. 그리고... 1분 후, 나는 깨달았다.
그 곳은 공원이 아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보이는 모든 땅에 묘비가 빼곡했다.
그제야 'der Friedhof'가 '공동묘지'라는 뜻이라는 걸 깨달았다.
트램역 이름으로도 많이 보이는 단어였는데...
독일에 온지 하루만에 배운 첫 단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