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냐짱에서의 하루

씨클로 체험

by 메기

첫날 밤을 그냥 흘러가게 두고 싶지 않았던 우리는 간단하게 짐을 풀고서 다시 숙소 밖으로 향했다.


휴가철과 겹쳤는지 호텔 1층에는 다국적의 사람들로 붐볐다. 시끌벅적한 여러 언어가 섞인 말소리들을 듣고 있자니 드디어 여행을 온 것이 실감 나기 시작했다. 들뜬 마음을 안고 우리는 호텔 바로 근처에 있는 바닷가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태국 하면 오토바이로 움직이는 '툭툭'인 것처럼, 베트남에도 '씨클로'라는 이름의 인력거가 있다. 여느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씨클로기사님들의 호객행위도 굉장하다. 바다를 향해 걷던 우리를 부르는 씨클로 기사님의 목소리에 멈춰 선 나와 내 친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다가갔다.


바로 우리를 위해 뒷자리를 정돈하는 기사님을 멈춰 세우고 우리는 시내 한 바퀴 도는 금액이 얼마인지부터 물어봤다. 15만 동이라는(약 8천 원) 생각보다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에 우리는 흥정 없이 단번에 오케이를 외치고 씨클로에 올라탔다. 두 명이서 한 의자에 앉았는데 내 생각에는 원래 1인용인 것 같다.. 친구와 나 둘 다 체구가 작은 편인데 서로 살짝 걸친 느낌으로 앉아야 했다. 그래도 이런 이색적인 이동수단을 이용할 때 드는 설렘은 좌석의 불편함을 잊어버리기에 충분했다.


출발한 뒤, 생각보다 느린 속도로 냐짱의 화려하고 시끄러운 밤거리를 달리는 씨클로는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슬로모션으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해 줬다. 가족여행을 온 듯한 여행객들, 간간이 들려오는 익숙한 한국말, 쩌렁쩌렁한 음악소리가 들려오는 길거리의 클럽들과, 손을 꼭 붙잡고 바다를 구경하는 노부부, 잔잔히 들려오는 비치바의 노랫소리들 냐짱의 시내는 여기저기서 각자의 불빛을 들려주고 있었다.


주변을 지나는 오토바이에 탄 사람들과 간단한 눈인사를 하기도 하면서 나는 또 여행을 떠나온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자연경관을 구경하는 것도 너무 사랑하지만 이렇게 길거리를 지나가며 이런저런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간이 내가 여행에서 가장 기다리는 부분이다.


한밤중에도 여전히 뜨거운 냐짱의 기온과 상반되는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우리의 기분도 한껏 들떴다.

별 것 아닌 것에도 깔깔깔 웃으며 수다를 떨고 시내를 돌며 보이는 예쁜 가게들을 보며 내일을 저기를 가보자고 손짓하는 그 사소한 순간들이 내 기억에 아직도 선명하게 들어있다.


내가 자유여행을 사랑하는 이유도 이것과 관련이 있다. 가보고 싶은 숙소, 비행기값, 패키지차량 대신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이동수단, 내일 뭐 할지 들뜬 마음에 계획하고 당일 기분에 맞춰 즉흥적으로 계획을 변경하기도 하는 여행 안에서의 불확실성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원래 서있던 곳으로 돌아온 우리는 한껏 들뜬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원래 우리가 가려고 했던 바닷가로 걸음을 옮겼다.


길거리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거나, 마술쇼를 하는 사람들의 공연을 보기도 하면서 천천히 여행의 낭만을 만끽하던 우리는 냐짱 바닷가의 모래사장에 첫 발을 디뎠다. 바다라고는 항상 돌이 쌓인 곳만 가봤던 나는 티브이에서나 보던 모래사장이 너무 부드럽고 신기했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얕은 곳을 따라 쭉 걸어보기도 하며 내일 낮에는 꼭 바다수영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짧은 구경을 마치고 호텔 앞에서 파는 수박, 파파야, 망고 등 과일을 잔뜩 사고 호텔 1층 매점에서는 넵모이(?)라고 하는 술을 한병 사서는 호텔방에 다시 들어왔다.


KakaoTalk_20241216_165541406.jpg 이거 진짜 맛있다....

방 테라스에 앉아 베트남의 습한 공기를 마시며 사온 과일로 배를 채우며 아까 있었던 일들로 수다를 떨었다.

그렇게 우리의 냐짱에서의 첫날이 저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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