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냐짱

by 메기

냐짱여행의 둘째 날. 전날 밤늦은 비행기로 도착한 탓에 우리는 점심쯤이 되어서야 눈을 떴다. 호텔 수영장에서 놀기로 하고 대충 씻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이른 오후였는데도 수영장에 사람이 꽤 있었다. 친구와 나는 물에 뜨지도 못하는 수준의 안타까운 수영실력을 가지고 있어서 목정도까지 차는 수영장 수심이 마음에 들었다.

수영장의 한쪽 부분이 투명한 바닥과 벽으로 되어있어서 공중에 떠 있는 느낌도 났다. 한창 물놀이를 하다 배가 고파져서 룸으로 돌아가 간단하게 씻고 나갈 준비를 했다. 어느새 해가 떨어지고 있었고 조금 선선해지니 길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길거리 음식점에 들어가서 간단히 쌀국수를 먹고 우리는 선셋을 구경하러 비치바로 향했다. 내가 냐짱에서 가장 신기했던 문화는 담배였다. 길거리 중간중간 재떨이가 놓여 있고 비치바나 카페를 들어가도 테이블에 재떨이가 다 놓여 있었다. 친구와 나는 담배연기를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편이라 괜찮았지만 어린아이가 있는 여행객들은 좀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전날 저녁에 봐뒀던 비치바로 향해서 간단한 파스타요리와 칵테일 두 잔을 시켜서 자리에 앉았다. 타이밍 좋게 라이브공연 하시는 분들이 무대 위로 올라오셨고 재즈팝 위주로 공연을 하셨는데, 기타를 치시는 남성분의 여자친구로 보이는 분이 앞에 앉아계셨다. 공연 중간중간 서로 눈을 마주치고 미소를 짓는 모습이 참 로맨틱해 보였다. 보컬분의 투박한 듯하면서 미성이 섞인 목소리도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오래 해 온 음악을 그만둔 지 1년 정도 지난 시점이었는데 여전히 노래를 듣는 건 참 행복하더라.

유명한 팝송이 나오면 친구와 따라 부르기도 하면서 공연을 즐기다 보니 금세 음식이 나왔다. 따뜻한 공기에 맛있는 음식, 운 좋게 입맛에 맞게 주문한 시원한 칵테일까지 완벽한 저녁이었다. 냐짱에서는 사람들의 표정이 다 행복해 보였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여행을 위해 예쁘게 차려입은 옷, 이색적이고 맛있는 음식들. 나도 거기 섞여 들어서 행복한 기분을 마음껏 즐겼다.


하지만 어딜 가나 무례한 사람들은 있다. 냐짱은 한국인들이 참 사랑하는 여행지인데 그래서 그런지 내가 간 비치바에도 한국인손님 비중이 컸다. 그런데 내 뒤 테이블에 앉아있던 외국인들이 한국인이 너무 많다며 불평을 하기 시작하더니 한국인들 말씨를 따라 하며 깔깔거리기 시작했다. 여행지에 특정 나라의 사람이 많은 게 왜 불편한지도 모르겠고, 그 나라사람들의 말씨를 조롱하는 건 정말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 심지어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해 큰 소리로 떠들면서 알아듣는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도 못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기분이 상했지만 그런 일로 내 하루를 망치고 싶지 않았기에 얼른 무대로 내 주위를 돌렸다. 노래를 들으며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세 그런 기분은 풀어졌다. 칵테일 한 잔씩을 다 비우고 적당히 알딸딸한 상태로 비치바를 나와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바쁘게 놀았지만 하루가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엄마랑 영상통화를 하며 바다를 보여주고 친구와 이야기하다 보니 금세 다시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앞에 있던 과일가게에서 산 파파야 맛이 상한 것 같아서 건너편에 있는 마트 앞에서 망고와 파파야를 사 와서 호텔방에서 먹고 좀 일찍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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