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은 특별한 하루
24.05.05(일)
특별한 계획이 없는 오늘 늦게까지 잠을 청해보려 마음을 먹었다.
역시나 출근 시간에 맞춰 눈이 떠지는 신체 알람이 작동해 버렸다. 하지만 이대로 눈을 뜰 수 없지.
창 밖으로 들리는 빗소리가 잠을 더 자라는 자장자처럼 들렸다. 빗소리에 아주 잠시 귀를 기울이다 보니 어느새 잠에 들었다.
중간중간 잠깐 눈을 떴지만 역시나 들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계속 잠을 이어갔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오후 3시가 되어버렸다.
"어? 너무 오래 자버렸는걸?"
어제저녁도 부실하게 먹어서인지 평소 배고픔을 잘 못 느끼는 나에게 배고픔이 느껴졌다.
쿠팡이츠를 켜서 나의 최애 메뉴인 피자를 주문한다. 최애 메뉴 중 하나라고 해야겠지? 최애가 여러 가지인 것도 조금 웃기지만 말이다.
요즘 부쩍 배달을 시켜 먹는 일이 잦아졌다. 특히 배달비 무료가 되고나서부터는 배달을 시켜 먹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져서일까? 쉽게 배달을 시키게 된 모습에 조금 놀랍기도 하다. 평소 걷는 걸 좋아하다 보니 먹고 싶은 메뉴를 포장해서 찾아오는 일이 많았는데... 걷는 걸 좋아한 게 아니라 배달비가 아까웠던 모양이다.
"난 배달비를 많이 아까워하던 사람이구나."
이렇게 나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하루의 시작이다.
드라마와 게임으로 하루를 보내기에는 조금 아까워서 비가 오지만 카페를 가기로 결심했다. 투썸에서 산 우산을 들고 투썸을 향해 가는데 생각보다 비가 많이 와서 괜히 나왔다는 생각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카페에 도착해 창 밖을 바라보니 역시 나오길 잘했다는 빠른 생각의 태새전환을 보였다.
요즘 나를 자주 웃게 만들어주는 세 여자가 있다. 일기떨기의 팟캐스터 세 분 바로 혜은, 선란, 소진이다. (존칭은 생략했다.) 윤혜은 작가님의 책, "매일을 쌓는 마음"을 통해 일기떨기라는 팟캐스트를 알게 되었다. 세 여자의 수다를 듣다 보면 수다를 좋아하는 나에게 나 역시 함께 수다를 떨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그렇게 1화부터 정주행을 시작했다. 며칠 전 일하는 동료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저 요즘 좋아하는 세 여자가 생겼어요."
"네?"
"ㅋㅋㅋ 팟캐스트를 듣게 되었는데 거기에 나오는 호스트 분들이에요. 듣다 보면 저도 함께 수다를 떨고 있는 것 같고 어느 순간 피식 웃고 있는 제 모습이 좋아서 계속 듣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나의 하루 일과에 세 여자가 함께 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카페에 앉아 세 여자의 수다를 듣다 보니 피식 웃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한번 더 피식 웃게 된다.
일기를 쓸 수 있게 된 가장 큰 계기였던 윤혜은 작가님, 그리고 더 일기에 진심이게 만들어 준 일기떨기의 세 여자. 오늘은 천선란 작가님의 질문을 나에게도 던졌다.
"여러분은 일기를 쓸 때 누군가에게 보일 거라고 생각하고 일기를 쓰시나요?"
한참을 고민하다 나의 일기가 누군가에게 읽히면 기분이 좋을까?라는 질문으로 다시 생각해 봤다. 글은 누군가에게 읽히는 게 글의 진정한 의미이지 않을까? 읽히지 않는 글은 죽은 글이라는 표현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던 것 같다. 일기는 조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겠지만 나의 별 것 아닌 일상을 공유함으로써 누군가의 마음에 살아있고 싶은 생각이 밀려온다. 그렇게 브런치북에 나의 일기를 연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누군가에게 읽히는 일기라고 조금 특별하게 쓰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그냥 나답게 그동안 썼던 것처럼 쓰고 싶다. 나의 하루를 기록하고 나의 하루에 감사하는 그런 일기.
나의 오늘도 특별함은 없지만 특별했던 하루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하루의 마무리.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