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오바마)
뉴욕의 꽃은 12월입니다. 뉴욕에 가신다면 크리스마스와 해피뉴이어 큰 두 개의 이벤트를 꼭 경험해 보시라고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뉴욕에 도착해서 티비를 좀 많이 봤는데 센트럴파크 배경으로 한 영화와 시트콤이 많이 상영되었습니다. 제일 유명한 건 나홀로 집에2죠. 이거 보고 다음 날 센트럴파크 가니까 너무 신기하고 좋더라고요.
뉴욕은 작은 세계로 알려져 있는 것처럼 전 세계 사람들이 와서 공부하고 살고 일하는 곳입니다. 패션과 금융의 중심지로 많은 학생들과 사람들이 꿈을 위해 찾는 곳입니다.
정말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살고 있어서 간접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슬람권 친구들에게 듣는 문화얘기가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석유로 슈퍼리치인 아랍친구들은 대부분 일을 안 해도 먹고살기 때문에 경쟁이 없어 비교적 쉽게 의사등 고소득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랍친구도 의사였는데 한국에서 보는 의사포스는 없었습니다.
맨해튼 그리 크지 않아서 전 자주 걸어서 돌아다녔습니다. 유명한 5av로 내려오면 4시간 정도 걸렸던 거 같아요. 12월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기에 딱인 거 같습니다. 맨하탄은 시트콤, 영화로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살기엔 너무 비쌉니다. 여자분들은 치안문제도 있고 맨해튼에 살아보고 싶은 것도 있어 룸 쉐어해서 맨해튼에 많이들 사시는데 전 추천하고 싶진 않네요. 근처 브룩클린, 퀸즈가 아주 가깝고 싸기 때문에 맨해튼에 굳이 살 이유가 없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위해서도 그게 더 낫더라고요. 맨해튼에 살면 다른 곳 가보기가 쉽지 않은데 제가 살았던 곳을 브루클린, 퀸즈등으로 옮겨 다니면서 학교는 맨해튼으로 다니는 게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퀸즈는 동양인, 멕시칸 분들 등 흑인제외 유색인종분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특히 퀸즈 끝자락 플러싱에는 한국인도 많이 살고 계시지만 중국인이 진짜 많습니다. 맨해튼에서 머리카락 자르는 게 남성기준 5만원 정도로 너무 비싸 퀸즈에 있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미용실을 애용했습니다.
브루클린은 백인 분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거리에 느낌 있는 맛집 가게들이 많아 제일 애정이 가는 도시입니다. 코니아일랜드인가 끝에 해변이 하나 있는데 심심할 때 한 번씩 가서 핫도그를 한 개씩 먹고 왔습니다. 여기서 홈스테이를 두 가정해 봤는데 다 너무 좋았습니다. 계속 지내기에는 비용이 부담스러워 퀸즈로 이동했지만 여유가 있다면 브루클린 홈스테이가 제일 좋은 거 같습니다.
첫 번째 가정은 지하를 유학생 전용으로 따로 쓰고 예전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처럼 거실에서 모여 같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브라질 친구와 프랑스 친구들이 왔었는데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프랑스 여자아이는 국물이 있는 음식은 굶더라도 먹지 않는 친구였습니다. 매일 비틀즈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리고 사람 많은 곳에서도 의식하지 않고 노래를 따라 불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 브라질 친구는 미드 광팬이었는데 이것저것 추천해 주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중에서 글리가 기억에 남네요. 한국친구들도 있었는데 좀 이상한 형이 한 명 있었습니다. 친구가 없다고 같이 놀러 다니 자고 해서 약속을 했는데 나오지 않는 이상한 분이 있었습니다.
할렘으로 유명한 브롱스는 흑인 분들이 대부분 살고 있습니다. 살아보고 싶었지만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아 살아보지는 못했습니다. 선입견일수도 있는데 동양인이 가면 우선 무섭게 보는 거 같아요. 할렘 한번 갔는데 자기 노래 CD를 약간 용팔이처럼 사라고 해서 강매당했는데 공 CD 판 거였고 담배 피우고 있으면 하나 달라고 해서 하나 주면 두 개 달라고 하고 두 개 주면 다 달라고 해서 나도 펴야 된다 이러니까 보내준 것도 있고 저도 한국에서는 키도 183 장신이라 기 펴고 다녔는데 할렘에서는 왜소한 동양인이었습니다.
브로드웨이 공연은 더홀스 이거 한 개 봤습니다. 감동적이고 재밌었지만 한국에 요즘 워낙 대형 뮤지컬이 보편화되고 많아 오히려 약간 소극장 같은 느낌이고 생각보다 스케일은 크지 않았습니다.
뉴욕은 다른 도시보다 알바기회가 많아 방학기간 동안 일 하면서 학교 다니면 오히려 저렴하게 어학연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학생비자는 알바를 합법적으로 할 수 없기에 일단 1개월에서 3개월은 생활하면서 한국커뮤니티에서 소개받아 아르바이트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합법이 아니기 때문에 최저시급에 못 미치며 심지어 팁만 가져가라고 하는 곳도 있는데 이런 곳은 하지 마세요. 최저 시급에 못 미쳐도 하루 일당이 120불-180불 정도 되었던 것 같아요.(10년 전 기준) 좋은 분 만나느냐가 관건입니다. 한 달 생활비는 크게 학비, 생활비, 렌트비 세 개인데 학비는 방학을 이용하고 렌트는 퀸즈에 방 쉐어하면 120만 원까지 가능했습니다.
방학기간 동안 혼자 여행하려고 기차역으로 가서 화이트하우스를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백악관은 워싱턴 DC에 있지만 기차역에서 화이트하우스역이 보여서 거기겠지 하고 갔는데 허허벌판이었습니다. 이런 허허벌판에 백악관이 있나 하고 걸어 돌아다녔습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경찰관이 와서 여기 왜 왔냐고 신고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너무 놀라서 난 한국학생이고 백악관에 왔다. 여기 화이트하우스 아니냐 오바마를 보고 싶어 왔다고 하니까 막 박장대소하며 여기 오바마 없다고 워싱턴 DC를 가라고 하더라고요. 난 아무것도 안 하고 돌아다니기만 했는데 왜 신고를 당한 건지 억울했지만 미국땅이라 그저 그냥 보내주는 게 감사했습니다. 한국이었으면 한마디 했을 텐데 타지에서는 한없이 미약했습니다.